
원·달러 환율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1400원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 고용지표 둔화 등 대외 변수에 따른 달러 약세가 일부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미 투자 협상과 관세 불확실성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지난 2일 97포인트대로 소폭 하락했다. 미국의 셧다운 상황과 함께 국채금리 하락, 9월 ADP 민간고용 감소 등이 겹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되면서 달러 약세가 진행됐다. 다만 미국 연방 대법원의 리사 쿡 이사 해임 명령이 일시 유보되면서 낙폭은 일부 제한됐다.
이 같은 달러 약세에도 유로화는 1.1달러 선에서 보합권에 머물렀고, 엔·달러 환율은 일본은행(BOJ) 위원의 금리 인상 필요성 발언으로 146엔대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한미 투자 협상 경계감이 남아 있었지만, 대외 달러 약세 흐름에 동반하며 1400원 안팎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나타냈다. 주중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수와 9월 한국 수출 호조세도 원화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이후 환율 전망에 대해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달러 변동성이 약화해 98포인트 내외에서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며 "원·달러 역시 연휴로 거래가 부재한 가운데 제한적 변동성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적 언급이 나올 경우 원·달러 상방 압력이 자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한미 환율 협상 타결이 단기적으로 환율 불확실성을 낮췄다고 평가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초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자체보다는 협상 이후 진전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며 "한국이 미국 재무부에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월별로 공유하고, 외환보유액 관련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한 점은 시장 안정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연휴 이후 환율은 1400원을 중심으로 상방과 하방 요인이 맞서는 가운데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권 연구은 “환율 협상 타결로 단기 변동성은 완화되겠지만, 본격적인 관세·투자 협상이 이제 시작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추가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