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43% '향후 1년 내 금 매입 확대' 응답"
"골드만삭스 '금 5000달러 돌파 가능성' 전망"

국제 금 가격이 달러 약세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ETF 자금 유입, 중앙은행의 매입 확대까지 겹치면서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862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46.1% 올랐고,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가격은 1980년 고점을 넘어섰다.
최근 금값 급등의 배경으로는 달러 약세가 첫손에 꼽힌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말 108.49에서 지난 25일 98.55까지 하락하며 올해 들어 9.53% 떨어졌다.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위상이 흔들린 가운데, 미국 재정건전성 우려도 더해졌다.
연준의 금리 인하도 금값을 떠받치고 있다. 잭슨홀 미팅을 기점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됐고, 실제 9월 17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올해 안에 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과거 7차례 금리 인하 사이클 중 6차례에서 금값은 9개월 후 평균 7.2% 상승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불안 역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1월 2.6%에서 올해 5월 6.6%로 뛰며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9월에도 4.7%를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질금리 하락 기대가 커지면서 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투자자 수요도 뒷받침됐다.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순매수세로 전환됐고, 최근 1년간 586톤이 새로 들어왔다. 이 중 북미가 58%를 차지했고, 아시아 23%, 유럽 16% 순이었다. 9월에는 89톤이 유입돼 2020년대 들어 월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의 보유량은 832톤에서 978톤으로 늘었다. 반면 가격 상승으로 인도·중국을 중심으로 보석류 수요는 위축됐지만, ETF 매수세가 이를 충분히 상쇄했다.
중앙은행들의 매입 확대도 눈에 띈다. 러시아 제재 이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금을 늘리는 추세다. WGC 조사에서 43%의 중앙은행이 향후 1년 내 금 보유 확대를 계획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히 중국은 10개월 연속 보유량을 늘려 8월 말 기준 2301톤을 기록했다.
IB들은 금리 인하 사이클, 인플레이션 우려, 외환보유액 다각화가 맞물리며 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금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손실을 보지 않는다"며, 연내 4~5차례 금리 인하가 추가될 경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국채 자산의 1%만 금으로 이동해도 금값은 50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낙관론이 지나치게 쏠릴 경우 단기 급등 뒤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