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등 물류기업, 자율형 AI 전환 속도전

차세대 인공지능(AI)이 물류산업의 판을 바꾸고 있다. 지금 뒤처지면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 속에 국내 물류기업 대표 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AI 전환과 물류산업 발전방향’을 주제로 제53차 물류위원회를 열었다. 회의에는 신영수 대한상의 물류위원장(CJ대한통운 대표)과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이용호 LX판토스 대표, 이준환 KCTC 부회장, 심충식 선광 부회장,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 양재훈 아신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승환 LG AI연구원 어플라이드 AI 연구그룹장은 “차세대 AI의 핵심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계획과 실행까지 이어가는 에이전틱 AI”라며 “특히 물류산업은 수요 예측, 재고 관리, 배송 경로 최적화 등 복잡한 변수가 얽혀 있어 AI 도입 효과가 매우 큰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불량제품 검출, 고객 상담, 플랜트 운영 최적화 등 제조·유통 현장에서 성과가 입증된 만큼, 물류에서도 에이전틱 AI가 단순 효율화를 넘어 실시간 의사결정과 운영 혁신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영 인하대 교수(한국로지스틱스학회장)는 “AI는 단순한 효율성 도구를 넘어 물류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자동 상하역 시스템, 차량 기반 공유물류망 같은 기술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신선물류·O2O(온라인에서 오프라인)·라스트마일 배송처럼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AI 확산이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다양한 격차를 더 키울 수 있는 만큼, 정부는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AI 물류 실증과 확산에 투자해야 한다”며 “소상공인이 저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동물류센터 같은 포용적 인프라 확산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자율주행, 데이터 활용, 노동환경 변화에 따른 안전·책임·보안 문제에 대응할 법·제도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신영수 물류위원장은 “CJ대한통운 역시 자체 개발한 에이전틱 AI를 기반으로 물류 혁신을 추진 중이며, 물류 전 과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완전 자율 운영 체계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물류기업들도 AI 대전환에 수동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AI 전환(AX)은 물류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필수 전략”이라며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AI 기반 물류 인프라, 법·제도 정비, 연구개발(R&D) 등을 추진해 물류업계 전반에 AI 기술이 빠르고 폭넓게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