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공덕5차’ 이틀 만에 8000만 원 ↑
토허제 포함 가능성에 매수행렬 몰린 듯

서울 성동구와 마포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을 피한 ‘한강벨트’ 주요 지역에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하루 사이 신고가가 이어지는 등 매수 심리에 뜨거운 불이 붙는 모습이다. 토허제 지정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규제 전에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미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는 이달 13일 84.99㎡(21층)가 21억4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한 다음 날 84.77㎡(10층)가 22억1700만 원에 매매되며 2일 연속 신고가가 이어졌다. 이 아파트는 6일과 7일에도 각각 84.96㎡(11층)가 21억 원, 59.95㎡(11층)가 17억4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되며 이달 들어서만 4번 이상의 신고가를 기록했다.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서울숲 한신 더 휴'도 이달 들어 신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18일 59.94㎡(16층)가 14억2000만 원, 다음날인 19일 114.97㎡(2층)가 18억3000만 원에 팔려 새 기록을 썼다. 114.97㎡의 경우 6일 같은 면적 4층 물건이 18억1000만 원에 팔린 지 13일 만의 신고가 기록이다.
이밖에 상왕십리동에 있는 '텐즈힐 2단지' 84.92㎡(14층)는 23일 18억9000만 원에 거래돼 이달 2일 같은 면적 4층 물건이 18억1000만 원에 팔린 지 21일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금호동 1가에 있는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도 19일 84.982㎡(20층)가 23억 원, 20일 59.983㎡(4층)가 19억1000만 원에 거래돼 2일 연속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마포의 경우 '래미안공덕5차'에서 6일 59.975㎡(5층)가 17억 원에 매매된 지 2일 만인 8일 같은 면적 10층이 17억8000만 원에 팔려 신고가를 새로 썼다. '마포현대'도 지난달 17일 84.87㎡(9층)가 13억9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달 같은 면적 10층 물건이 14억4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썼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들어 성동과 마포의 아파트 가격은 다른 지역보다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9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9월 22일 기준)에 따르면 성동은 전주 대비 아파트 가격이 0.59% 뛰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마포는 0.43% 상승하며 송파(0.35%), 광진(0.35%) 등과 함께 오름폭이 큰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지역의 집값이 큰 폭으로 뛰는 건 재개발과 대단지, 역세권 등 요인으로 수요가 꾸준한 데다 토허제 지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실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허위로 매매계약을 맺었다가 취소하는 ‘신고가 띄우기’도 일부 과열에 불을 지폈다는 관측이 있다. 이에 관련해 정부는 전국적인 기획조사에 착수했으며 위법 의심사례가 포착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가격 띄우기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성동이나 마포의 경우 추후 토허제에 지정될 수 있다는 심리 때문에 최근 들어 거래가 더욱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강남과 달리 투기보다는 실거주용으로 선점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신고가 띄우기용 물량이 많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