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이상 한계 상태 기업 44.8%…회복세 약화
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 14.2%, 연체율 11.34%로 집계

대출 이자조차 갚기 어려운 '한계기업'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 장기화 흐름도 심화되며 금융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0.7%포인트(p) 높아진 수치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한 해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충당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2023년 17.4%에서 지난해 18.0%로 0.6%p 늘었고, 대기업도 같은 기간 12.5%에서 13.7%로 1.2%p 확대됐다. 3년 이상 장기간 한계 상태에 머문 기업 비중은 36.5%에서 44.8%로 급증했으며, 한계 상태에서 정상으로 회복한 기업 비중은 16.3%에서 12.8%로 줄어 회복 가능성은 오히려 약화됐다.
실적 부진과 과다 차입 등으로 부실 위험이 큰 '고위험 한계기업' 비중도 같은 기간 5.5%에서 7.0%로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39.4%), 숙박·음식(28.8%)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특히 높았으며, 정보통신(17.3→20.8%), 석유화학(10.1→11.1%), 전기·전자(14.2→15.4%) 업종도 크게 늘었다. 이에대해 한은은 기업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서도 구조적 요인 때문에 한계기업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대출도 악화 조짐이 뚜렷하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은 차주 수 기준 14.2%, 대출 기준 12.2%로,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가계 취약차주 비중은 같은 시점 차주 수 기준 7.0%, 대출 기준 5.2%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취약차주 가운데 자영업자의 비은행 대출 비중은 2021년 말 45.1%에서 올해 2분기 53.9%까지 확대됐다. 고령층 비중도 커져 자영업자 취약차주 중 70세 이상 차주의 대출 비중이 28.7%에 달해 20∼30대(8.7%)의 3배를 넘어섰다. 이는 가계 취약차주에서 고령층 비중이 9.8%로 젊은 층(22.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연체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 대출 연체율은 가계 10.48%, 자영업자 11.34%로 나타났으며, 연체 차주 비중도 각각 20.1%, 25.6%에 달했다. 특히 연체 진입률은 2021년 2.5% 수준에서 올해 2분기 가계 3.90%, 자영업자 4.42%로 높아졌다. 연체 지속률은 가계 차주가 75.6%에서 74.9%로 소폭 낮아졌지만, 자영업자 차주는 71.0%에서 79.4%로 급등했다.
한은은 "취약차주 부실이 업권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을 선제적으로 늘리고 신용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