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은 25일 원·달러 환율이 전일 야간거래에서 1400원을 돌파한 만큼 다음 유의미한 상단은 1420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 적정 환율 추정치인 1320~1430원 밴드 상단에 근접한 만큼, 당국 개입 경계감과 레벨 부담, 네고(달러 매도) 유입 등으로 추가 상승 속도는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원화 약세는 대내외 요인이 겹치며 심화되는 양상이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일 야간 거래에서 1405원까지 치솟았다.
국내적으로는 대미 투자 협상을 둘러싼 불안감이 직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대된 것이다. 실제로 대규모 대미 투자가 단기간에 집행된다면 외화 유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적정 환율 수준을 100원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외적으로는 FOMC가 보수적 가이던스(전망치)를 제시한 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더해지며 달러 강세 흐름이 강화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 환율 상방 압력을 진정시킬 수 있는 세 가지 요인으로 △8월 미국 근원 PCE 물가 △연휴 직전 네고 물량 유입 △미국 고용보고서를 주목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발표될 8월 미국 근원 PCE 물가가 둔화세를 보인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고,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달러가 되돌림을 보일 수 있다"며 "이달 말과 분기 말을 앞두고 연휴 직전 네고 물량이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10월 3일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노동 수요 둔화가 확인될 경우 달러 강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대미 투자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한 원·달러 환율의 상방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압력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