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탄소 제거 시장 선점
아마존,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구매자
유럽선 에너지·철강 친환경 전환 박차
中 비야디 등 탈탄소 모빌리티 패권 정조준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에서는 IT 공룡들이 녹색 전환의 선두에 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직접공기포집(DAC·Direct Air Capture)’과 노르웨이 오슬로의 ‘쓰레기 에너지화 사업’ 등 일련의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 제거 시장(Carbon Removal Market)’을 선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스타트업 볼티드딥을 통해 사람의 배설물을 지하에 저장하는 프로젝트에서부터 오슬로 기반 전력·열 공급업체 하프슬룬드과 손을 잡고 발전 과정이나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포집하는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데이터제공업체 얼라이드오프셋스에 따르면 MS는 이런 일련의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 제거 시장에서 거래된 크레디트의 약 80%를 사들였다. 현재 이 시장의 규모는 약 95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80억 달러가 MS의 지출이었다.
탄소 제거 시장은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직접 제거하고 저장 또는 활용하는 기술과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을 뜻한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리서치 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이 시장 규모가 2040년에는 연간 2000억~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마존은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구매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BNEF에 따르면 아마존은 기업 중에서 5년 연속으로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를 구입했다. 이 기간 600개 이상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이 프로젝트를 모두 합치면 미국 830만 가구에 1년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

유럽 철강 분야에서는 스웨덴 스테그라가 친환경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스테그라는 현재 스웨덴 북부 보덴에 첫 번째 친환경 철강공장을 건설 중이다. 기존 철강 생산은 석탄 등을 사용해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지만 스테그라는 친환경 수소(재생에너지로 만든 수소)로 철을 녹이고 가공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량을 최대 95%까지 줄인 ‘그린 철강(green steel)’ 생산을 내년 본격화할 계획이다. 철강을 넘어 다른 중공업 분야에서도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포부도 내놓고 있다.
중국은 전기자동차와 배터리로 글로벌 ‘탈탄소 모빌리티’의 헤게모니를 노린다. 대표적인 예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다. 이 회사의 수출량은 2021년 5만4000대에서 작년 49만5000대로 3년 새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야디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2.4% 늘어난 199만8000대로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점유율은 21.1%였다.

중동에서는 석유 달러를 바탕으로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국가들이 녹색 전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아랍에미리트(UA)의 국영 재생에너지 개발 기업 마스다르(Masdar)다. 이 업체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서 20GW 이상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2030년까지 이를 100GW, 장기적으로는 200GW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또 세계 최초 탄소중립 스마트시티인 ‘마스다르 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