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물도에서 섬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뜻깊은 의료 봉사가 펼쳐졌다.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재단과 온병원 의료봉사단은 20일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을 찾아 주민 30여 명을 진료하고 영양제 등을 처방했다. 이날 봉사에는 정근 이사장(안과 전문의)을 비롯해 외과·치과·한의과 의료진과 간호사, 그린닥터스 임원 등 30여 명이 참여했으며, 한국아파트협회 경남지부 임원들도 힘을 보탰다.
현장에는 사연도 많았다. 당금마을 김곡지(84) 씨는 허리 통증으로 거동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진의 침 치료를 받았다. 왕진 소식을 모르고 있던 김 씨는 의료진이 마을을 지나가는 모습을 우연히 담 너머에서 보고 다급히 도움을 청했다. 그는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치료를 받으니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됐다"며 "멀리서 직접 찾아와 주니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대항리에서는 대장암 수술을 받은 지 10년 된 한 관광객이 갑작스러운 소화 장애와 복통으로 응급 상황을 걱정하던 중 의료봉사 소식을 듣고 도움을 요청했다. 외과 김태완 과장은 현장 합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화를 통해 증상을 듣고 약을 처방했으며, 보호자가 배를 타고 약을 전달받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관광객은 "2박 3일 여행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는데 봉사단 덕분에 안심할 수 있었다"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정근 이사장은 "교통이 불편한 섬 지역일수록 응급 상황에 취약하다"며 "이번 봉사를 계기로 도서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주기적으로 살피고, 지속적인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매물도 의료봉사는 의료 공백이 큰 도서 지역의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찾아가는 진료'가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