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타령 좀 그만”… BTS '뱁새'가 말하는 청년세대의 불평등 [음표와 주식표]

입력 2025-09-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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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노력에도 다른 결과… 세대 간 격차를 노래하다

▲방탄소년단 네 번째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2'에 실린 사진.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네 번째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2'에 실린 사진.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They call me 뱁새
욕봤지 이 세대
빨리 Chase 'em
황새 덕에 내 가랑인 탱탱

BTS의 노래 '뱁새'는 단순한 청춘의 좌절을 넘어, 청년세대가 처한 구조적 불평등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청년 세대의 현실은 마치 바둑판의 흑 돌은 몇 수 앞서 두지 못하게 막아놓고, 백 돌은 자유롭게 판을 활용할 수 있는 것처럼, 애초에 제한된 조건 속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과 같다.

가사에 등장하는 ‘뱁새와 황새’를 단순히 작은 새와 큰 새의 문제로 볼 수 없다. 황새가 점유한 서식지에서 뱁새는 날아오를 공간조차 빼앗긴다. 구조적 불평등은 개인의 체격이나 능력 차이가 아니라, 서식지 자체가 편향된 생태계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청년 세대의 좌절은 단순한 경쟁 패배가 아니라, 살아가야 할 터전조차 제한된 상황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다.

난 뱁새다리 넌 황새다리
걔넨 말하지 내 다린 백만 불짜리
내 게 짧은데 어찌 같은 종목 하니
They say 똑같은 초원이면 괜찮잖니
Never, never, never

슈가의 랩 파트를 봐도 알 수 있듯, BTS는 속담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를 차용해, 같은 노력으로도 같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세대 간 격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제이홉은 '금수저로 태어난 내 선생님'이라는 구절로 출발선부터 달라진 조건을 꼬집는다. 과거에는 노력으로 계층 이동이 가능했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치솟는 집값, 학자금, 불안정한 일자리라는 삼중고에 가로막혀 있다. 같은 노력을 쏟아부어도 성과가 달라지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은 이미 게임의 규칙이 불공정하다고 말한다.

알바 가면 열정페이, 학교 가면 선생님, 상사들은 행패

노래의 또 다른 대목은 청년들의 일상적인 좌절을 담아낸다. 끝없는 자격증 준비와 인턴 경험, 스펙 쌓기는 투자만 늘어나고 보상은 줄어드는 한계효용 체감의 함정을 보여준다. 결국 청년세대는 더 이상 ‘노력만 하면 된다’는 말로는 위로받을 수 없다고 토로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멤버들.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특히 이 곡은 방탄소년단 멤버 RM을 비롯해 당시 20대 청년 작사가들이 함께 참여해 현실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록 출시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뱁새'는 단순한 대중가요를 넘어, 청년 세대가 처한 불평등 구조를 스스로 증언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세대의 선언문’으로 읽히며 여전히 회자된다.

청년들이 더 이상 ‘뱁새’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불공정한 ‘열정페이’ 관행을 근절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 과도한 스펙 경쟁을 줄이고 역량 중심 채용을 확산시키는 한편, 자산 격차 완화를 위한 청년 자산 형성 지원 정책도 꾸준히 강화해야 한다.

BTS가 '뱁새'로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한 세대의 푸념이 아니다. 불공정한 게임 속에서 더 이상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사회 전체를 향한 경고다. 청년 세대가 좌절 대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으려면, 이제는 기성세대가 만든 규칙을 바꾸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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