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인접한 경기권 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5억 원을 돌파하는 사례까지 나오며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6·27 대출규제에도 서울 집값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준서울로 분류되는 경기권 지역들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과천은 3.3㎡당 5992만 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분양가를 기록 중이다. 안양(3057만 원), 수원(3164만 원), 구리(3122만 원) 등도 3000만 원 안팎을 형성했다. 앞서 5년 전인 2020년과 비교 시 3.3㎡당 과천 3613만 원, 수원 1338만 원, 구리 1325만 원, 김포 1235만 원, 안양 1096만 원 각각 상승했다.
분양 현장에서는 전용 84㎡의 분양가가 15억 원을 넘어서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용 84㎡ 기준, 지난해 과천에서는 21억 원대 아파트가 나왔다. 최근 수원, 광명에서도 15억 선을 뚫은 데 이어 안양까지도 국평 15억 원을 돌파하고 있다.
이달 경기 광명시에서 공급되는 ‘철산역 자이’(광명12R구역 재개발)는 광명에서 처음으로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5억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음 달 광명뉴타운에 공급되는 ‘힐스테이트 광명11’(가칭)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4500만 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용 59㎡는 11억2000만 원, 84㎡는 15억3000만 원인 셈이다. 지난달 과천 주암동에 공급된 ‘디에이치 아델스타’ 전용 84㎡는 23억8700만~24억4600만 원에 분양됐다.
그럼에도 청약 경쟁률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의왕시에서는 고천 공공주택지구에서 분양한 ‘제일풍경채 의왕고천’이 165가구 모집에 3560건이 접수돼 평균 21.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수원시에서 청약을 진행한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는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 14.4 대 1을 기록했다.

서울 주택시장이 대출규제와 고분양가로 인해 경기도로 이동하는 수요가 많으나 경기권에서도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다. 통계청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올해(1~7월) 서울 전출 인구 28만4063명 가운데 58.66%에 해당하는 16만6636명이 경기도에 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경기로의 순이동자 수는 2만949명에 달했다. 이는 높은 주거비 부담 때문으로 풀이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7월 4535만85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3.23배, 2년 전과 비교해서는 42.06% 치솟았다.
전문가는 경기권 분양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서울 집값이 오르면서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도 함께 따라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매가도 오르며 분양을 고려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서울과 가까운 지역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의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수요층은 안양 등 서울과 인접한 경기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기도의 분양가도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데다 신규 공급은 대폭 줄어들고 강도 높은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경기도에서도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