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해진공, 공개매수로 약 9000억 회수
산업은행 지분 36.02→35.42%

HMM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마무리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2대 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소액주주들도 대거 청약에 참여했다. HMM 지분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산은은 공개매수 참여에도 보유 지분율을 크게 낮추지 못했다.
16일 HMM 공개매수 주관사인 KB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진행된 HMM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 주식 수는 8억6126만6700주로 집계됐다. 총 발행주식의 84.02%에 해당하는 물량이 공개매수에 참여했다. 매수 대상 주식 수가 8180만1526주(지분율 7.98%)인 점을 감안하면 배정비율은 9.4978%로 매우 낮다. 앞서 HMM은 공개매수 설명서에 "매수 예정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안분비례해 자사주를 매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즉 100주를 청약한 주주는 9.54978주를 매각할 수 있다.
최대주주인 산은과 2대 주주인 해진공 모두 공개매수에 참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산은은 HMM 주식 3억6919만9297주(36.02%)를, 해진공은 3억6559만859주(35.67%)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에 소액주주들도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 말 기준 소액주주 보유 지분은 전체의 22.57%다. 공개매수 청약 주식 중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주식을 제외하면 약 1억2647만6544주가 다른 주주들이 청약한 물량이다.
공개매수 가격이 시가보다 높게 형성돼 대다수의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HMM은 공개매수 가격을 2만6200원으로 설정했다. 공개매수 사실을 공표한 지난 18일 HMM의 당일 종가는 2만3650원으로, 공개매수가가 10%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을 계속 밑돌았다.
공개매수가 종료도면 산은과 해진공의 HMM 지분율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약 물량이 많이 지분율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 물량을 전부 청약했다고 가정하면 산은은 보유 주식 중 3506만5810주를 매각하고, 해진공은 3472만3088주를 매각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분율은 각각 35.42%, 35.08%로 줄어든다. 공개매수로 인한 지분율 하락 폭이 0.5%포인트(p)에 불과한 셈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이번 공개매수로 각각 9187억 원, 9097억 원을 회수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율을 크게 낮추지 못한 점이 산은의 HMM 지분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공개매수에도 지분율을 많이 줄이지 못한데다 주식수 감소로 주가마저 올라 향후 지분 매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주당 가격이 올라 매각이 성사될 경우 공적자금 회수액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