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제약 임시 주주총회에서 나원균 대표 해임안이 철회되면서 현 경영진 체제가 유지됐다. 이양구 전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나 대표가 우세를 점했지만, 신임 이사진에 브랜드리팩터링 측 인사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갈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12일 서울 서초구 오클라우드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총은 주주 입장 지연, 위임장 검증, 현장 소란 등으로 예정된 오전 10시보다 7시간 늦은 오후 5시에 시작했다. 회의장 안팎에서는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며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조카인 나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하지만 올해 4월 이 전 회장이 보유지분을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며 경영 복귀를 시도해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에 창업주 일가는 이번 임시 주총을 앞두고 이 전 회장의 불법 행위를 폭로, 현 경영진 편에 서면서 사실상 ‘집안싸움’으로 번졌다.
이번 주총에서는 △나 대표 등 현 경영진 해임 △정관 변경 △이양구 전 회장 사외이사 선임 등 8명 이사 선임안 등이 주요 안건이었다. 다만 정관 변경 및 해임은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으로 충족되지 않았다. 이 전 회장 측 이사 후보 4명은 사퇴하며 안건 상정이 철회됐다. 대신 브랜드리팩터링 측 함영휘·유영일·이상철 사내이사와 원태연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이로써 현 경영진은 자리를 지켰지만, 이 전 회장 측의 영향력은 커지면서 회사는 ‘위태로운 동거’ 국면에 들어갔다.
경영권 분쟁은 법정으로도 번진 상태다. 이 전 회장이 선임한 고찬태 감사는 올해 6월 나 대표 등 3명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의 30.6%에 해당하는 177억 원이다. 이에 동성제약은 “근거 없는 고소”라며 형사 대응 방침을 밝혔다.
동성제약도 지난달 이 전 회장과 브랜드리팩터링 백서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협력사 오마샤리프화장품을 통해 회사 자산을 헐값에 넘겨 9억5000만 원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이다.
한편 동성제약의 주식은 현 경영진의 횡령 배임 혐의 등으로 거래정지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내년 5월 13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했으며, 영업 지속성·재무 건전성·경영 투명성· 주주 보호 등 기준을 토대로 상장 유지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