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해서 좋다”⋯입국장 앞 시민들 박수 치고 격려
김동명 LG엔솔 대표 “가슴 아팠다⋯복귀 지원”

12일 오후 3시 20분께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B 입국장 앞 도착 안내 전광판에 대한항공 KE9036편 도착 표시가 뜨자 현장이 술렁였다. 곧이어 경찰들이 현장 통제에 나섰다. 길이 막히자 한 여행객은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 항공편에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당국에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과 외국인 근로자 14명이 탑승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을 찾은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등 정부·기업 관계자 및 의료진 21명도 동승했다.
오후 3시 40분께 일회용 마스크를 낀 근로자들이 차례로 나왔다. 대다수는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말 없이 발걸음을 옮겼지만, 일부 직원은 “도착해서 좋다”는 짧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6명 근로자 중 1명은 임산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국 게이트 앞에서는 수십 명의 시민들이 근로자들을 향해 연신 박수를 보내며 “수고했습니다”라고 격려했다. 근로자들은 28명씩 조를 짜 출구 앞에 마련된 버스에 올라탔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날 전세기로 함께 귀국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출국장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모든 분들이 안전하게 귀환하셔서 기쁘다”며 “귀국하신 분들이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부 관계자들이 노력해서 이례적인 조속한 석방, 재입국 시에도 불이익이 없도록 세심한 결과를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이민 단속으로 공장 건설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과 관련해선 “미국에 저희 공장이 여러 개 있지만, 언론에서 나온 것처럼 심한 정도는 아니고 관리할 수 있을 정도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현지 공장 인력 운용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 쪽에서 얘기했던 (미국인을 훈련시키라는) 내용들과 저희가 고민하는 내용을 잘 접목해 안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또 김 대표는 직원들이 석방됐다는 소식에 “좋았고 뭉클했다. 가슴이 아팠다”는 소회를 밝혔다. 다만 이번 단속에서 현대차그룹 직원들이 구금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묻자 묵묵부답으로 현장을 떠났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귀국한 임직원 및 협력사 근로자 전원에게 귀국 직후부터 추석 연휴 종료까지 유급휴가를 보장하고, 권역별 1~2개의 의료검진기관을 확보해 귀국 후 4주 내 건강검진을 지원하기로 했다. 추가 정밀검진이 필요한 경우 검사 비용도 회사가 부담한다. 또 심리적 충격을 겪었을 직원들을 위해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