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도심을 물들인 ‘마그마의 불꽃’…제네시스 전동화 비전 공개
크론슈나블 유럽법인장 “BMW·벤츠와 다른 길…유럽 프리미엄 시장서 차별화”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장 “2026년 WEC·2027년 IMSA 도전”
‘전설적인 드라이버’ 재키 익스 “한국의 도전 정신, 세계 무대서 반드시 결실 볼 것”

제네시스가 유럽 고성능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와 연계해 ‘제네시스 스튜디오 뮌헨’에서 ‘GV60 마그마 콘셉트’와 ‘GMR-001 하이퍼카’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브랜드 확장 행보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테아티너 거리에 있는 ‘제네시스 스튜디오 뮌헨’은 붉은 조명과 역동적인 음악으로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마치 실제 서킷에 선 듯한 긴장감과 설렘 속에서 제네시스의 새로운 모델들을 마주했다. 1층 ‘퍼포먼스 존’에는 화산의 불꽃을 연상시키는 오렌지 컬러를 입은 ‘GV60 마그마 콘셉트’와 공기역학적 설계를 강조한 ‘GMR-001 하이퍼카’가 등장해 강렬한 시선을 사로잡았다. 2층 ‘디자인 존’에는 GV60, GV70 전동화 모델, G80 전동화 모델 등 유럽 시장 공략의 핵심 전기차 라인업이 전시돼 유럽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며 미래 전동화 라인업을 확인했다.
GV60 마그마 콘셉트는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브랜드 고성능 라인업을 상징하는 오렌지 컬러를 입고 프론트 스플리터·사이드 스커트·루프 윙·리어 디퓨저·리어윙 스포일러 등을 장착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작년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4인승 전기차 부문 힐클라임 우승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입증한 만큼 이번 공개는 양산형 모델 출시를 앞둔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렸다.
피터 크론슈나블 제네시스 유럽법인장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제품 자체의 완성도”라며 “제네시스는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의 길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GV60 마그마와 GMR-001 하이퍼카 공개는 ‘디자인 중심의 퍼포먼스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제네시스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부연했다.

함께 전시된 GMR-001 하이퍼카는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비전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블랙 컬러 바디와 공기역학적 구조, 전후면을 가로지르는 시그니처 두 줄 라이트 디자인이 적용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아치형 ‘파라볼릭 라인’과 액티브 스포일러를 더해 고속 주행에서 안정성을 높였다. 제네시스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오는 2026년 세계 내구 선수권(WEC)에 공식 출전할 계획을 밝히며 유럽 무대에서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은 “GMR-001은 단순한 쇼카가 아니라 실제로 트랙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며 “내년 카타르에서 첫 주행을 시작으로 WEC와 2027년 국제모터스포츠협회(IMSA) 무대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모터스포츠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기술 개발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일 기회”라며 “경량 소재와 소프트웨어 통합 등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양산차 개발에 접목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설적인 드라이버이자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로 참여한 ‘미스터 르망’ 재키 익스도 현장을 찾았다. 그는 “2023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느낀 한국의 도전 정신이 이번 프로젝트에도 담겨 있다”며 “르망과 데이토나 두 레이스 모두에서 우승을 노리겠다는 제네시스의 목표는 쉽지 않지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한국의 정신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그마 프로그램은 단순한 레이스카를 넘어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역량과 철학을 증명하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제네시스는 2021년 독일·영국·스위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 이후 8개의 스튜디오를 열었다. 내년에는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로 판매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크론슈나블 법인장은 “독일은 프리미엄 시장 중에서도 특히 경쟁이 치열한 곳이지만 제네시스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와 한국적 미학을 담은 디자인 철학으로 차별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향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추가를 통해 선택지를 넓히고 브랜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