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라루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해 수감 중이던 52명을 사면했다.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와 경제 제재 완화를 기대하는 벨라루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벨라루스 국영 벨타 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리투아니아·폴란드·프랑스·독일·영국인 등 14명의 외국인을 포함한 52명의 수감자를 사면했다. 석방된 인원은 모두 이미 벨라루스를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석방에 앞서 미국 정부 고위 관리와 회담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중재하는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미국과의 경제 협력에 의욕을 보였다. 미국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동맹국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하는 러시아에 협력해 서방의 제재를 받아왔다. 2023년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배치를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양측은 최근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기 직전 루카셴코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향후 회담에 의욕을 보였다.
이는 우크라이나 평화 조건에 물러서지 않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루카셴코 대통령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벨라루스 역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발판으로 유럽의 제재 완화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접촉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관계가 언제든 다시 냉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미국 고위 관리는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벨라루스 국영 항공사 벨라비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재 해제로 해당 항공사가 사용하는 미국 보잉기 등 항공기의 정비와 부품 구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