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정부의 금융감독 개편안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본원 로비 집회에 이어 국제 콘퍼런스장과 대통령실 앞까지 시위를 확산하며 조직 독립성 훼손에 대한 강력한 반발 의지를 드러냈다.
11일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본원 1층 로비에는 검은 옷을 입은 직원 700여 명이 모여 ‘금소원 분리 반대’, ‘공공기관 지정 철회’를 외치며 3일째 시위를 이어갔다. 근조기와 함께 직원들의 명패가 바닥에 널려 있었다. 로비 천장에는 ‘금융소비자 보호가 운명을 다했다’는 내용이 적힌 대형 부고장이 내걸렸다.
이날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 ‘2025 금감원 국제 콘퍼런스’ 현장에도 1인 시위가 이어졌다. 행사에는 금감원장을 비롯해 이화여대 총장, 네덜란드·프랑스 등 주요국 대사, EU상공회의소 의장, HSBC·ING·MUFG 등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 무디스·블룸버그 등 글로벌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도 직원들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금융감독 개편안의 독립성 훼손 및 비합리성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대통령실에 항의하려는 의도다.

이들은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해 그 아래 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두는 개편안과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직원들은 현재 정부와 연례협의를 진행 중인 국제통화기금(IMF) 협의단에도 독립성 훼손 우려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 권고에 따라 관치금융의 폐해를 막고자 독립 기구로 설립된 만큼, 이번 개편안은 그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행사장과 출근길에서 이어진 기자·직원들의 질문에도 이찬진 금감원장은 답변을 피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이번 주 내 금감원 노동조합과 면담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