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보급형 전기차 돌풍…현대차ㆍ기아, 올해 20만대 판매 정조준 [IAA 2025]

올해 7월까지 유럽서 전기차 10만6000대 판매…2023년 보다 2개월 앞서
현대차ㆍ기아, 유럽 전기차 46% 판매 성장…유럽 전체보다 높아

현대차·기아가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보급형 모델을 앞세운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판매 속도가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고 올해 사상 처음으로 전기차 20만 대 판매 돌파를 정조준하고 있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는 10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역대 최단기간에 10만 대를 돌파한 것으로 연간 최다 판매를 기록한 2023년보다 약 두 달 빠른 기록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집계한 올해 7월까지 현대차·기아 유럽 전체 판매량은 63만10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지만 전기차 판매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1~7월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내 전기차 판매 증가율(46%)은 유럽 전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25.9%)보다 높다.

특히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현대차·기아는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전기차 비중을 기록 중이다. 2025년 7월 기준 독일 승용차 등록에서 전기차 비중은 17.8%에 불과하지만 현대차는 전체 판매의 28%, 기아는 23.1%를 전기차가 차지했다.

▲기아 EV3 (사진=기아)

현대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는 7월까지 1만5161대가 판매돼 코나 일렉트릭(1만6378대)에 이어 현대차 전기차 중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 기아 EV3는 같은 기간 3만9334대가 팔리며 기아 유럽 전기차 판매의 64%를 차지했다. EV6와 니로 EV가 노후화로 판매가 줄었지만 EV3의 인기로 기아 전기차 판매는 전년보다 51% 늘었다.

기아는 하반기부터 준중형 전기차 EV4 판매에 집중한다. 유럽 소비자 선호에 맞춰 5도어 해치백 모델을 추가했으며 8월 말부터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EV4는 기아의 첫 유럽 생산 전기차로, 향후 현지 생산 확대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실속을 강조하는 현지 소비자 요구와 유럽의 도로 사정을 고려한 상품성을 갖춘 보급형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면서 유럽 시장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튀르키예 공장을 거점으로 내년 하반기 유럽 전략형 전용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 기아도 2026년 EV2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럽 소비자 특성에 맞춘 상품성과 현지화 전략으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