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분 구조로 반찬 놓을 공간 마련
쇠고기 건더기 스프 등 맛 차별화
4개 라인업…나트륨 함량 37% 줄여

국내 용기면 시장 판도를 바꾼 팔도 ‘왕뚜껑’이 올해 출시 35주년을 맞았다. 라면업계 최초로 대접 모양 뚜껑을 적용해 편의성과 차별화를 동시에 잡았고, 이후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장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25억 개를 넘어섰다.
25일 팔도에 따르면 왕뚜껑은 1990년 처음 출시됐다. 왕뚜껑의 가장 큰 특징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사발면 위에 포장지가 아닌 뚜껑을 씌운 점이다. 시 라면 대부분이 리드지 접착 방식을 사용하던 가운데, 팔도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더욱 넓고 깊은 ‘왕’ 사이즈 용기와 뚜껑을 적용했다.
제품 개발 당시 팔도는 기존 주력 제품이던 ‘도시락’이 네모난 형태였던 점을 고려해 둥근 모양 용기를 선택했다. 소비자 테스트 과정에서 “용기가 작다”, “면을 떠먹을 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돼 업계 최초의 대형 뚜껑 라면이 탄생했다. 뚜껑은 3등분 구조로 김치·삼각김밥 등 반찬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팔도는 300원대 용기면이 주류였던 시기에 500원대 가격인 왕뚜껑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했고, 이내 팔도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맛의 차별화도 있었다. 쇠고기 국물맛을 베이스로 스프레이 드라이(SD) 방식 스프를 적용하고, 업계 최초로 개발해 도시락에 먼저 선보인 조미대두 단백(소고기 건더기스프)을 넣었다. 국물은 더욱 맵게 조정해 한국인의 입맛을 겨냥했으며, 얇은 면발로 먹기도 편한 것이 특징이다.
이후 왕뚜껑은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모습을 달리하며 지속적인 인기를 끌었다. 팔도는 △김치왕뚜껑(1992년) △우동왕뚜껑(1994년) △짬뽕왕뚜껑(2001년) △왕뚜껑철판볶음면(2014년) 등 라인업을 확장하며 브랜드를 용기면을 넘어 대표라면 시리즈로 성장시켰다.
2015년에는 출시 25주년을 맞아 제품 리뉴얼을 단행했다. 왕뚜껑 라인업 4개 제품 모두 맛은 유지하면서 나트륨 함량을 낮췄다. 현재 왕뚜껑의 나트륨 함량은 1690mg으로, 최초 왕뚜껑의 나트륨 함량이 출시 당시 2720mg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7%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용기면에 이어 봉지면 제품도 출시하며 라인업 강화도 이어갔다. 팔도는 2018년 첫 봉지면 ‘더왕뚜껑’ 출시 이후 두 번째 ‘왕뚜껑 봉지면’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용기면과 유사한 맛 구현을 목표로 얇은 면발을 적용하고, 냄비 조리에 맞춰 전분 함량을 조절해 쫄깃함을 높였다. 중량은 용기면 대비 20% 늘렸으며, 가격은 약 22% 낮춰 경쟁력을 확보했다.
왕뚜껑은 마케팅 활동을 통해 젊은 소비자 공략에도 힘쓰고 있다. 2017년에 이어 의류 브랜드와 이색 협업한 두 번째 굿즈로 ‘왕뚜껑 모자’를 선보였다. 해당 굿즈는 작년 흰 모자를 쓴 여성이 왕뚜껑을 먹다 모자 챙 끝에 국물이 닿아 모자가 물든 모습이 화제였는데, 이에 착안해 만들었다. 이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모자는 챙 부문에 라면 국물이 묻은 듯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팔도 관계자는 “왕뚜껑은 출시 후 35년 동안 꾸준하게 사랑받아온 대표 라면 브랜드”라며 “앞으로도 왕뚜껑 브랜드 정체성에 재미까지 더한 다양한 마케팅을 지속 선보이며 소비자와의 소통을 더욱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