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콜리너마저의 멤버 윤덕원이 기록과 창작 과정을 풀어낸 에세이다. 저자는 손글씨 메모장부터 디지털 기기까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넘나들며 기록과 기억의 본질을 탐구한다. 장비의 화려함보다 결국 무엇을 어떻게 기록할지가 더 중요하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창작의 고통과 막막함 속에서도 새로운 악기, 동료와의 만남, 일상의 발견을 통해 과정을 즐기는 법을 보여준다. 가사 아이디어를 반대로 뒤집어 표현하는 등 독창적인 글쓰기 방식도 소개한다. 음악 팬뿐 아니라 쓰기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울림을 주는 책.

'젠더 트러블' 이후 35년 만에 젠더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책. 주디스 버틀러는 젠더에 대한 실체 없는 공포가 어떻게 정치·종교·문화에 악용되고, 어떤 삶들을 파괴하는지 추적한다. 특히 바티칸과 복음주의 교회, 트럼프·멜로니·보우소나루 등 극우 정치인, 그리고 트랜스 배제적 래디컬 페미니스트(TERF)들의 젠더 공격 논리를 낱낱이 비판한다. 버틀러는 반젠더 운동이 가족과 국가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민주주의와 기본권을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책은 한국 사회에서 불거진 반젠더 담론과 윤석열 정부의 젠더 정책도 사례로 제시한다.

생태학자인 최재천은 명령하고 지시하는 카리스마형 리더는 자연에서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여왕개미처럼 한발 물러서서 신뢰하고 위임하는 태도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발견한다. 이를 그는 '품는 리더십'이라 부른다. 군림(君臨)하지 말고 군림(群臨)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오늘날 조직의 리더들에게 울림을 준다. 저자는 리더가 갖춰야 할 소통과 협력의 자세, 자주 실수하는 직원에게 필요한 태도 등 실질적인 조언도 담았다. 탄핵과 실패를 거듭한 한국 정치 현실 속에서, 새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상을 숙론하는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