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금융 컨트롤타워, 꼭 지금 흔들 건가

입력 2025-09-0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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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만큼 금융정책이 안정된 적이 없는데, 또 조직이 바뀌다니요"

'금융위원회 해체설'이 다시 고개를 든 어제, 한 관계자의 말이다. 정부와 여당이 당장 25일 금융당국 조직 개편이 담긴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잠깐 잦아들던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자 당국 내부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이번 설계도는 간단하다. 금융위가 맡아온 국내 금융정책 기능은 기재부로 이관하고, 감독 기능은 금융감독원과 통합해 2008년 폐지됐던 금융감독위원회를 부활시키는 구상이다. 금융소비자보호처는 별도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떼어내는 방안도 거론된다. 사실상 금융위의 간판을 내리고 정책·감독의 이원체제로 회귀하는 그림이다.

당정의 속도전은 역설적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의 "열일한다"는 공개 칭찬 속에 금융위 존속론이 힘을 얻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2일 열린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장에서 또 해체설이 급부상했다. '열흘짜리 위원장'이 될 수 있다는 비판에 여당은 아직 결정 단계는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리고 하루 만에 다시 조직 개편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현장에선 피로감이 쌓인다. 여당이 타임어택을 예고하자 금융위 내부는 얼어붙었다. "잘 하고 있다"던 조직에 돌연 해체 화살이 겨눠지면, 사람들은 일을 멈추고 소문을 본다. "언제 조직 관련 공지가 내려질지 모르겠어서 휴대폰을 계속 보게 된다. 내부가 뒤숭숭하다"는 관계자의 말은 이를 뒷받침한다.

그 사이 정책 현안은 쌓인다. 금융위에서 추진하는 자본시장 과제만 봐도 올해 코스피 5000 달성, 불공정거래 퇴출,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마무리 등 굵직한 숙제가 산적하다. 금감원은 올해 안에 금융시장 리스크 선제 대응, 금융권 부채 관리, 공정·투명성 강화 등 14대 과제를 올려두고 있다. 소비자 보호 체계 손질도 한창이다.

이 판에서 컨트롤타워를 흔들면, 정책과 감독, 규제 집행의 일관성이 흔들리고 실무 현장은 '보류'와 '재검토'의 연속이 된다. 새 조직에 인사까지. 어림잡아도 조직 안정까지 1년은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목표는 높고 과제는 방대한데, 컨트롤타워의 힘을 덜어내고 라인을 다시 긋는 일이 지금 꼭 필요한지 의문이다.

정책과 감독의 분리 논쟁은 오래됐다. 이해상충을 줄이고 독립성을 높이자는 명분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다만 조직은 수단일 뿐이다. 금융당국의 목표는 성장과 안정, 소비자 보호라는 상충 과제를 균형 있게 풀어내는 데 있다. 실무자들이 '오늘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예측 가능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설계가 먼저다. 조직도를 바꾸기 전에, 지금 실행 중인 과제의 연속성과 책임체계를 어떻게 지킬지부터 답해야 한다. 그게 시장 신뢰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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