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동작구 장승배기 신청사 중앙에 설치된 15m 규모 대형 슬라이드 ‘(가칭)D-라이드’ 앞에는 미끄럼틀을 타려는 인원들로 북적였다. 대기 줄에서 엄마 손을 잡고 기다리던 한 아이는 두 번째 타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 동작구는 장승배기역 앞에 신청사를 건립하고 7월부터 새집 살림을 시작했다. 정식 개청식은 5일 진행한다. 정식 개관에 앞서 방문한 신청사는 깔끔한 외관과 내부 시설을 갖추고 운영 중이었다. 이곳은 지하 3층~지상 10층, 연면적 4만4672㎡ 규모로 공사 시작 11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청사의 가장 큰 특징은 딱딱한 관공서가 아닌 상업과 문화시설까지 모두 갖춰 동작구의 랜드마크가 될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곳은 지상 1층과 지하에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이날 기준으로 지하 푸드코트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고, 지상 상가는 잔여 공실 입주자를 모집 중이었다. 카페와 옷가게 등 일부 상가는 영업 중이었다.
이렇듯 동작구 신청사는 행정 건물을 넘어선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청사 중앙에 자리 잡은 D-라이드의 의미도 남다르다. 단순한 놀이시설이 아니라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신청사를 찾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셈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릴수록 상가 매출도 늘어나는 만큼 신청사로 주민을 유인할 요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D-라이드는 외부에서 사람이 오게 할 방법이 무엇일까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며 “상가의 매출을 구청 공무원이 모두 책임질 수 없다는 한계점도 작용했고, 또 구청 건물이 딱딱하게 무게를 잡는 관공서가 아닌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D-라이드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D-라이드는 5일 개청식과 함께 정식 운영에 돌입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며 매시 정각부터 20분간 운영한다. 대기 인원이 많아지면 탄력적으로 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안전 관리를 위한 만반의 준비도 끝냈다. 전담 인력이 상주하며 탑승을 통제했다. 탑승은 신장 120㎝ 이상, 몸무게 100㎏ 이하면 누구나 탈 수 있다. 실제로 이날 D-라이드를 체험한 결과 어린이도 무리 없이 탈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아울러 동작구 신청사에는 D-라이드 외에도 주민을 위한 시설이 다수 들어섰다. 갑작스러운 출장 등으로 아이를 맡길 곳 없는 부모를 위한 ‘24시간 어린이집’을 시범 운영한다. 지하 1층에는 최신 장비를 갖춰 유튜브 등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가 마련됐다. 이 밖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최근에 보면 청년들이 신청사에 와서 노트북도 사용하고, 어르신들은 앉아서 더위를 피하시는 분도 많이 계신다”며 “앞으로 신청사 1층은 이렇게 주민 휴식 공간의 개념뿐만 아니라 버스킹 등의 축제나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작구는 앞으로 과거 저층 주거지역 이미지를 벗고, 노량진 일대 대규모 정비사업 등을 통해 ‘기회의 땅’으로 변모하는 동작구의 미래 비전과 맞닿아 있다”며 “신청사의 변신이 동작구를 세계적인 도시로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