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마친 푸틴은 이튿날 귀국
김정은 대사관저 머문 것으로 관측
관계개선·경제교류 확대 등 이슈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가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전히 현지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ㆍ러시아 정상이 열병식에서 나란히 자리해 세를 과시한 만큼 북ㆍ중 정상회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ㆍ러 밀착관계가 형성된 이후 소원해진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비공개 회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확인된 공식 발표가 없다. 다만 중국 현지 언론은 물론 열병식 취재에 나선 일본 매체들도 양국 정상의 만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북한대사관에서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는 북한대사관과 달리 주요국 정상이 머물렀던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 주변은 상대적으로 한산하다는 게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베이징 북한대사관은 김 위원장 방문을 염두에 두고 이미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마친 상태다.
시 주석과의 회담 성사 여부를 포함한 김 위원장의 나머지 방중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열병식을 마치고 ‘동방포럼’을 위해 이미 귀국했지만, 김 위원장의 귀국 행보는 아직 전해진 바가 없다.
북ㆍ중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한의 당면 과제인 경제 협력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지에서 취재 중인 일본 주요 언론은 이를 포함해 양국이 본격적인 관계 정상화 모색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요미우리는 김 위원장의 첫 다자외교 행보에 의미를 부여하며 “김 위원장 방중 이후 정상을 포함해 주요 인사 왕래를 부활, 중국과 경제 교류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및 경제 상호 의존도를 높여 왔으나 우크라이나전쟁이 종식될 경우 북한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신중한 분석을 내놨다. 아사히는 “중국이 북한에 너무 접근하면 북한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묵인한다고 비판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한반도 불안정화를 조장한다고 인식되면 오히려 한미일 안보협력을 부추길 것이다. 이는 곧 중국 포위망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이 북한과 일정 수준의 거리를 두고 있다”는 관측도 덧붙였다. 북·중·러 3자 정상회담이 결국 이뤄지지 않은 것을 이런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