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원 최다·첫 여성 CFO…달라진 풍경
'오지랖형' 인재 환영…협업과 주체성 강조

현대카드가 정기 공채의 문을 활짝 열었다. 채용 한파로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 '인재 확보가 곧 성장 전략'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현대카드의 채용문에는 정태영 부회장의 인재상이 새겨져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와 마주 앉아 "우리는 디지털 인재의 개념부터 다시 정의해야 한다"며 "분명한 것은 인재를 정의하고 선발하는 과정에 인사조직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떤 인재를 어떻게 뽑고 양성하는지가 회사의 성장 궤적을 결정한다는 그의 인재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대카드는 임원 선출에서 학력·출신·성별·나이를 따지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업 8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12명의 여성 임원을 보유한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카드의 여성 리더들은 재무, 리스크, 정보보안, 법무 등 다양한 영역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첫 여성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배출하며 '성과와 역량 중심' 인사 방침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정 부회장은 "여성 임원 수를 세어본 적조차 없다"며 "그저 최선을 다하는 임원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학벌 쏠림도 경계하고 있다. 현대카드 임원 68명의 출신 대학은 32곳에 달해 카드사 중 가장 다양하다. 직급별 승진 연한에도 제한을 두지 않아 성과와 역량이 우수한 인재라면 빠르게 발탁된다. 이 같은 원칙 덕분에 현대카드 임원 평균 연령은 50.5세로 업계에서 가장 낮다.

최근 정 부회장은 인턴들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임직원이 가져야 할 주요 덕목으로 '오지랖'을 꼽았다. 일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주체적으로 넓혀가고 다른 팀·부서와 힘을 합쳐 성과를 만들어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이른바 오지랖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임원은 경력과 상관없이 폭넓은 보직 순환을 경험하고 직원은 '커리어 마켓'(Career Market)을 통해 다양한 업무를 거치며 스스로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다. 현재 직원의 30%가 이 제도를 활용해 원하는 부서로 옮겨 근무 중이다.
다양성도 주목된다. 지난해 신입 채용의 경우 상경계 비중은 40%에 그쳤다. 대신 이공계와 인문사회 전공자가 각각 30%, 25%를 차지했다. 전통 금융사에서 흔히 보기 힘든 인력 스펙트럼이다.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직원들이 어우러지며 조직은 견제와 경쟁 속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는 게 현대카드 측의 설명이다.

업무 속도도 중요한 경쟁력이다. 결재 문서에 대한 평균 전결 시간이 7시간에 불과할 만큼 의사결정이 빠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본질에 집중하는 속도감 있는 업무 방식은 신용카드 업계의 룰을 만들고 처음으로 업의 전환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이달 15일까지 '2025 신입 인재 모집'을 실시한다. 지난 3월 채용 전환형 인턴십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진행하는 신입사원 공개 모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