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업체 의존 탈피 내부 진행
美 ‘베네피트’ 매장 추천 상승
유한킴벌리는 요구 분석 강화
오픈서베이 “역량 내재화 필수”

인공지능(AI)이 리서치 과정에 빠르게 녹아들며 기업의 업무 환경을 바꾸고 있다. AI의 도입으로 리서치가 용이해지며 기업 내부에서 이를 직접 진행해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하거나 고객 로열티를 높이는 등 다양한 목적별로 세분화해 활용하는 모습이다.
3일 미국 ‘유저 인터뷰스’의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에서 리서처 과정에 AI를 사용하는 이는 2023년 19.7%에서 2024년 56.4%로 1년 사이 36.7%포인트(p) 증가했다. AI가 참고 자료 검색과 질문지 작성을 도울 뿐만 아니라 거대언어모델(LLM)의 발전으로 정성 조사의 속도와 규모를 혁신적으로 높이고 인사이트 도출 범위를 확장하면서다.
국내 기업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오픈서베이가 진행한 ‘리서치 트랜스포메이션 현황 조사’에 따르면 과거 대부분의 기업들이 외부 리서치 전문업체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기업 내부에서도 AI를 활용한 리서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해당 조사 결과 응답자(총 580명)의 64.6%는 리서치가 본인의 주업무가 아님에도 리서치 업무에 관여하고 있으며 리서치에 관여하는 응답자(473명) 중 59.6%는 기업 내부에서 리서치의 전 과정을 수행한다고 답했다. 설문 설계부터 데이터 수집, 분석, 인사이트 도출까지 모든 단계를 내부에서 처리하는 기업이 절반을 넘었다.
AI에 대한 실무진의 기대감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리서치에 관여하는 응답자(473명)의 79.5%는 AI 발전이 리서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기대를 나타냈다. 현재 AI를 활용 중인 응답자들은 평균 4.1개의 리서치 단계에 AI 활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5.4개 단계에 AI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결과 요약과 인사이트 도출, 데이터 정제 등 핵심 과정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이미 AI 기반 리서치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들은 고객 경험 관리와 로열티 제고 등에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화장품 브랜드 베네피트는 글로벌 경험관리 기업 메달리아의 AI 리서치 솔루션을 도입한 지 9개월 만에 매장의 평균 순추천지수(NPS) 점수가 5.8점 상승하는 성과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유한킴벌리가 자사 직영몰인 ‘맘큐’ 애플리케이션(앱)을 고객 참여 플랫폼(CEP)으로 확장하기 위해 오픈서베이의 AI 기반 올인원 리서치 플랫폼 ‘데이터스페이스’를 도입했다. 그 결과 고객 데이터(VoC) 수집 횟수와 규모가 5배 상승했고,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더욱 쉽고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리서치 과정이 크게 간소화돼 신속한 의사결정도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내부 리서처가 수집된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해 엑셀 파일로 사내에 공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으나 데이터스페이스의 분석 기능으로 대시보드가 자동 생성돼 데이터를 바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듣고, 이를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기반 고객 경험 관리의 시대가 본격화되며 이제 기업의 리서치 역량 내재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