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급 원사 수입해 자체 원단 개발 집중
“연말까지 순위 유지? 시기상조 평가도”

올해 상반기 애슬레저 시장 순위가 바뀌었다. 안다르가 5년 만에 젝시믹스를 밀어내고 1위를 탈환했다. 매출은 물론 수익성에서 크게 밀리며 업계 왕좌에 다시 올랐다.
29일 안다르 운영사 에코마케팅에 따르면 안다르는 상반기 매출 1358억 원, 영업이익 154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젝시믹스는 매출 1253억 원, 영업이익 75억 원에 그쳤다.
안다르가 젝시믹스를 밀어낸 것은 2019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한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안다르, 젝시믹스, 뮬라웨어가 3강을 이루며 경쟁해왔다.
안다르가 ‘신세경 레깅스’ 등으로 먼저 치고 나가며 선두를 달렸지만 2020년 직장 내 성추행 논란 및 오너리스크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했다. 에코마케팅에 인수되면서 여러 체질 개선을 진행했지만, 그 사이 젝시믹스가 ‘블랙라벨’ 등 히트 상품과 해외 확장으로 앞서갔다. 뮬라웨어는 마케팅 및 브랜드 차별화 전략 부족 등으로 인해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올해 1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안다르가 1위 자리를 탈환한 데는 꾸준한 연구개발(R&D)와 마케팅의 결과로 분석된다. 안다르는 독자 개발 원단을 필두로 한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이 국내외에서 제대로 평가받은 것을 호실적의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안다르의 자체 R&D 조직 ‘안다르 AI랩’에서 글로벌 최고급 수입 원사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원단 적용 제품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안다르 레깅스 제품군에 주로 적용된 ‘에어쿨링’은 프리미엄 기능성 원사인 라이크라스포츠 25% 이상 함유에 이스라엘산 고급 원사인 탁텔을 사가공했다. 뛰어난 신축성과 복원력, 면보다 8배 빠른 흡습·속건 기능을 갖췄다.
안다르는 고객 경험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안다르는 D2C(소비자 직접판매) 판매 전략을 전개하면서 공식몰에서 사이즈 안내, 체형에 따른 리뷰 구분 등 방문이 판매로 이어지게끔 고객 경험에 공을 들였다. 빅모델을 다시 기용하고, 디지털 채널을 통한 할인 이벤트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이는 판매 성과로 이어졌고 올 상반기 젝시믹스보다 더 많이 팔고, 더 많이 남겼다.
패션 업황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애슬레저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업종이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젝시믹스와 안다르의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30%에 달한다. 특히 2021~2022년은 40%를 넘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률을 보였다. 2023년부터는 10%대를 기록하면서 안정세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이뤘다.
패션업계에서는 안다르와 젝시믹스가 고속성장 기간 ‘1+1’ 행사 등을 적극 진행하며 애슬레저 대중화에 집중했다고 본다. 상당 부분 인지도를 키운 지금, 본업 경쟁력 강화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순위 변동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안다르는 상대적으로 해외 확장보다 내실을 다지고 R&D와 수익성에 집중해왔고, 젝시믹스는 해외를 통한 외형 확대 과정에 투자해왔는데 이 시점이 상반기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나 해외 모두 해외 브랜드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올해 말까지는 성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