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ST가 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최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적자 기조 속에서 차입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에 방점을 찍은 행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아ST는 28일 제13-1회, 제13-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공모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발행 규모는 총 600억 원으로, 2년 만기 200억 원(제13-1회)과 3년 만기 400억 원(제13-2회)으로 나뉜다. 납입일은 9월 9일, 상장 예정일은 10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이번 발행 자금은 전액 기존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발행 과정에서 제비용으로 각각 약 7억 원, 11억 원가량이 소요된다. 회사는 “단기 유동성 관리와 차입 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사채에 대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A+ 등급을 부여했다. 다만 한국기업평가는 ‘부정적’ 전망을, 한국신용평가는 ‘안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동아ST는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376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7%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106억 원과 당기순손실 341억 원을 내며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3464억 원, 영업이익 110억 원을 기록해 흑자를 유지했지만, 연결기준 실적 부진이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재무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99.6%로 전년 말 96.3% 대비 3.3%포인트(p) 상승했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36%로 높아졌다. 순차입금은 상반기 말 2369억 원에 달해 전년 대비 확대됐다. 영업현금흐름(OCF) 축소와 투자 지출 확대가 맞물리며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이어지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R&D 비용 역시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 동아ST는 상반기 매출 대비 R&D 비중이 16.1%로, 업계 평균(12.7%)을 웃돈다. 자회사 메타비아와 앱티스를 연결 편입하면서 R&D 비용 지출이 더 늘어난 점도 적자 요인으로 꼽힌다.
동아ST는 지난해와 재작년에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앞서 발행됐던 회사채는 R&D 비용이나 시설 투자 등 운영비용으로 쓰였다.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부과 논의, 글로벌 경기 둔화, 원가 상승 등 대외 변수들이 확대되면서 제약사들의 현금흐름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동아ST의 회사채 발행이 선제적인 방어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아ST는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R&D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하려면 단기적으로는 재무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