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3박6일’ 숨가쁜 순방… 李대통령 귀국길

입력 2025-08-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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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간의 한·일-한·미 연쇄 정상외교를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취임 두 달 만의 첫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일본과의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의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특히 한미일 삼각 공조의 틀을 다시 세우고, 국익을 최우선에 둔 실용외교 노선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다.

순방 마지막 일정은 한화 필리조선소…28일 새벽 귀국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알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하는 것으로 미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시작했다. 알링턴 묘지는 버지니아주에 있는 국립묘지 및 위령시설로 1864년 남북전쟁의 전사자, 1·2차 세계대전, 6·25 전쟁, 베트남 전쟁 등 참전 용사들이 안장돼있는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혜경 여사를 포함해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과 함께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미국 측에서는 이 대통령을 배웅한 모니카 크롤리 국무부 의전장과 앙투아네트 갠트 워싱턴 관구사령관 등이 동행했다.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미군 의장대와 국악대가 도열해 이 대통령을 맞이했고 국가 원수에게 예우하는 의미로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이 대통령은 이후 국립묘지에 마련된 무명용사탑에 '대한민국 대통령 이재명'이라고 적힌 화환을 헌화하며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서재필 기념관을 들른 뒤, 마지막 일정으로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2024년 말 인수 완료한 조선소다. 지난 7월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협의 진전의 지렛대 역할을 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상징하는 곳이기도 하다.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NSMV)으로, 평시에는 해양대 사관생도 훈련용으로 비상시에는 재난 대응과 구조 임무에 투입된다. 한국 조선 전문기업 DSEC가 설계와 기자재 조달에 참여해 대표적인 한미 조선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한화필리조선소 방문 일정을 끝으로 이번 순방일정을 마무리하고 28일(한국시간) 새벽 경기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한다.

한미 정상회담 성공적이었지만…후속 협상 남아

▲하워드 러트닉(왼쪽) 미국 상무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함께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왼쪽) 미국 상무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함께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순방의 핵심은 단연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이었다. 회담 직전까지 관세와 투자 문제를 둘러싼 압박이 이어졌지만,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 강화를 강조하며 대응했다. 회담은 무난히 마무리됐고, 양국은 동맹 복원과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 성과로 △경제·통상 안정화 △동맹 현대화 △신산업 협력 개척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동맹 발전, 통상·안보 협의에 대한 기대감과 확신을 재확인했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양국 정상의 의지도 표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여전히 숙제가 남아 있다. 우리 정부가 기존 3500억 달러 투자에 더해 1500억 달러 추가 투자를 제시했지만, 미국은 알래스카 가스전 투자와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과 일본이 참여하는 ‘알래스카 LNG 합작 프로젝트’를 직접 거론하며 한국 참여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상·투자 분야에서는 숙제가 남았다. 우리 정부는 기존 3500억 달러 투자에 1500억 달러의 직접투자도 제시했지만, 미국은 알래스카 가스전에 대한 한국의 추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또 농축산물 시장 개방의 경우 이번 회담에서는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미국 측이 포기한 의제는 아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 후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은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역시 기금 구조와 운영 방식 등에 대한 합의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결국 세부 조건을 놓고 후속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과거처럼 어떤 사안이 일단락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협상은 이어지는 과정의 연속”이라며 “앞으로 어떤 이슈가 새로 제기될지 알 수 없는 만큼 협상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도 성과 입증 과제는 남아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23일부터 1박 2일간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셔틀외교 재개를 공식화했다. 한일 관계가 정권 성향에 따라 단절과 복원을 반복하던 과거의 관행을 넘어 협력의 지속성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의 의미는 크다.

이번 회담에서는 다양한 실질적 합의도 도출됐다. 양국은 차관 전략대화의 조속한 개최와 저출산·농업·재난 대응 등 공통 사회 과제를 논의할 협력체 구성을 결정했다. 청년 교류 확대를 위해 워킹홀리데이 비자 발급 횟수를 연 1회에서 2회로 늘리기로 했고, 수소·암모니아·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공조를 재확인하고, 경주 APEC 정상회의와 한중일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가시적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외교 기조가 구현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 인식 차이와 무역 현안, 미·중 경쟁 속 국익 조율 등 구조적 난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진짜 성과는 후속 협의가 얼마나 현실적인 결과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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