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로는 OECD 16위…GDP 대비는 26위 수준
포트폴리오 투자상품 중심 ‘선진국형’으로
직접투자는 미국…ASEAN 늘고 중국·EU 줄어

2014년 우리나라가 대외 순채권국으로 전환된 후 10년간 해외투자 규모는 2.3배 증가해 ‘투자 영토’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외투자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위, 국내총생산(GDP) 대비는 26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적 투자 확대를 위해 기술·공급망 목적 투자 지원 확대, 투자자본 조성 위한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해외투자 국제비교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난해 해외투자자산은 2조5100억 달러로 OECD 38개국 중 16위다. 우리나라가 대외 순채권국으로 전환한 2014년 1조700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2.34배 증가한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지난해 GDP 대비 해외투자자산 비율은 134.4%로 OECD 38개국 중 26위였으며, 영국(499.7%), 프랑스(357.7%), 독일(309.2%), 일본(264.4%) 등 주요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투자자산은 직접투자(FDI),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 예금, 대출 등 기타투자, 파생상품, 외환보유고 같은 준비자산 등 한 국가가 해외에 보유한 전체 자산을 뜻하는 개념이다.
해외투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투자의 포트폴리오도 빠르게 변화했다. 2014년에는 준비자산(33.9%), 직접투자(24.3%) 등 비중이 컸다. 반면 지난해에는 직접투자(30.4%), 주식(29.6%), 채권(10%)의 비중은 증가했고 준비자산(16.5%), 기타투자(11.7%)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투자비중이 바뀐 것은 자산별 증가속도 차이 때문이었다. 실제 10년간 주식은 투자규모가 5.2배, 채권은 4배, 직접투자는 2.9배 늘어난 반면, 대출, 예금 등 기타투자는 1.4배, 외환보유고 등 준비자산은 1.1배로 상대적으로 증가속도가 느렸다.
주요국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 캐나다와 유사한 직접투자 및 주식 위주의 ‘지분투자형’ 구조를 보였으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는 기타투자, 채권, 파생상품 위주의 ‘금융투자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포트폴리오가 변화하면서 우리나라의 투자 수익률도 개선됐다. 2000년~2004년의 해외투자 수익률은 2.9%였으나 이후 2010~2014년 3.6%, 2020~2024년 4.4%으로 꾸준히 늘어났으며, 최근 수익률은 같은기간 캐나다(5.5%), 미국(4.7%) 등과 비슷하고 독일(3.7%), 프랑스(3.6%) 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직접투자 및 주식·채권투자 모든 부문에서 미국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직접투자 중 미국의 비중은 29.6%로, 중국과 홍콩을 합친 17%보다 컸다. 이는 과거 2013년에는 중국과 홍콩이 32.8%로 1위, 미국이 17.9%로 2위였던 때와 순위가 역전된 것이다.
주식과 채권투자에서는 미국 비중이 2013년에서 37.1%에서 2023년 59.2%로 늘어나 집중도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국과 홍콩의 비중은 9.4%에서 2.8%까지 하락했으며, 유럽도 28.1%에서 20.6% 떨어지며 미국 집중이 심화했다.
대한상의는 해외투자가 거시경제 및 외환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쿠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선진기술 및 지식 습득, 공급망 안정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만큼 향후 해외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전략적 목적의 해외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가령 현재 조특법상 해외기업 인수시 인수액의 5~10%를 세액공제 해주고 있으나, 인수 대상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혹은 국가전략기술 관련 기업으로 제한돼 지원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반도체, 이차전지 등에 필수적인 리튬, 흑연, 희토류 등 국가전략광물에 대한 해외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 융자 규모 확대, 민관 공동투자 강화 등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