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은 탄탄⋯자체 생산시설도 강점

애경산업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시작되면서 그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K뷰티 인기 속 애경산업의 뚜렷한 강점과 약점에 따라 최종 인수가격이 확정될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의 매각 자문사 삼정KPMG는 22일 본입찰을 실시했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63.38%다.
지난달 예비입찰을 통해 △태광산업-티투프라이빗에쿼티-유안타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태광산업)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폴캐피탈코리아(폴캐피탈) 등 3곳이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에 올랐다. 이날까지 태광산업과 폴캐피탈이 인수 희망가격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했다. 앵커PE의 경우 최근 내부 투자심의위원회 승인 절차를 마치고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후보 모두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져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태광산업이다. 특히 태광산업은 주력인 석유화학과 섬유업황이 악화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화장품 등 기업 인수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내년까지 1조5000억 원가량을 투입하는 투자 로드맵을 공개, 애경산업 생산시설 실사에 착수하는 등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애경산업 인수전 향배는 가격이 결정 지을 전망이다. 현재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은 4300억 원대지만, 애경그룹의 매각 희망가는 6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희망가가 다소 높다는 평가가 있어 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관건이다.
전통의 K뷰티 기업인 애경산업은 강점과 약점이 분명한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K뷰티는 인디 브랜드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데, 이들은 탄탄한 제품력 대비 합리적 가격과 트렌드를 주도하는 콘셉트,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한 제품 유통 등이 강점이다. 하지만 애경산업은 여전히 국내 오프라인 위주로 영업을 전개 중이며 경기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는 중국 의존도 또한 크다.
화장품 브랜드 중 프리미엄급이 없는 것도 약점이다. ‘루나’와 ‘에이지투웨니스’ 등 주요 뷰티 브랜드는 경쟁력이 약화한 상태로 평가된다. 2분기 기준 화장품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4%, 45.7% 줄었다. 반면 생활용품 사업에서 강점이 있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생활용품 사업은 ‘2080’, ‘트리오’, ‘케라시스’ 등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많고, 현금 창출력도 꾸준해 매력적인 요소다.
자체 생산시설을 갖춘 것은 큰 강점이다. 상당수의 K뷰티 브랜드들은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기업 중 자체 생산공장을 보유한 곳은 ‘뷰티 대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정도밖에 없다. 애경산업 청양공장은 생활용품과 더불어 기초·색조화장품을 만드는 핵심 생산기지다. 지난해 기준 청양공장의 생산능력은 17만9355t(톤), 2분기 기준 청양공장의 장부가액은 약 540억 원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애경산업은 생활용품이 핵심 사업으로 K뷰티 혜택을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하지만 화장품 생산공장이 있다는 점은 매력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