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업 상장사들이 처음으로 국제 표준 전산언어인 XBRL을 활용한 주석 재무공시를 모두 완료했다. 이에 따라 실시간으로 영문 주석 제공이 가능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금융 정보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24일 "금융업 첫 XBRL 주석공시는 금융업 상장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금융감독원과 유관기관 등의 제출인 교육, 시범제출 지원 등으로 원활하게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업 상장사가 XBRL 재무공시에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올해 7월까지 미리 XBRL 주석을 제출할 수 있는 시범 제출 시스템을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제표 작성 가이드 준수 여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표준 항목 누락 여부 등을 사전 점검해 미흡사항을 보완하는 등 데이터 품질을 확보했다.
적용 대상은 개별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금융사 상장사다. 금융지주 4곳(신한·KB·하나·우리금융), 은행 2곳(중소기업은행·카카오뱅크), 증권사 10곳(삼성·미래·한국·NH·키움·교보·대신·유안타·한화·현대차), 생명보험사 4곳(삼성·미래·한화·동양), 손해보험사 7곳(DB·삼성·현대해상·한화·롯데·흥국·코리안리), 여전사 1곳(삼성카드) 등 총 28개사가 포함됐다.
이번 XBRL 제출의 핵심은 주석 재무공시의 영문 제공이다. 과거에는 국내 기업이 영문 기업설명회(IR) 자료를 따로 작성·공시해야 했지만, XBRL 주석을 활용하면 국문 주석이 자동으로 영문으로 변환돼 즉시 제공된다. 이로써 내·외국인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이 줄어들고, 외국인 투자자의 실시간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또한 기존에 서술형으로 작성되던 주석을 표 형태로 구조화하면서 데이터 분석도 편리해졌다. 예를 들어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 관련 공시는 단순히 줄글 형식의 서술형으로 작성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이 제한적이었다. 앞으로는 XBRL 자동 변환을 통해 표준화된 데이터로 제공돼 투자자들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금감원은 금융업 상장사에 이어 비금융업 상장사와 금융업 비상장사로 XBRL 주석 공시를 확대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2026년 3월까지 비금융업 550개사가 추가로 대상에 포함되며, 같은 해 8월에는 금융업 10개사 더해진다. 이어 2027년 8월부터는 자산규모가 2조 원 미만인 중소 금융사 약 1000개사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앞으로 XBRL 주석공시 제출 상장사가 증가함에 따라 금감원은 상장사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맞춤형 실무교육, 모범사례 제공 등을 지원한다. 분·반기·사업보고서 등 정기 보고서 제출 전 제출인이 제출 파일을 점검해볼 수 있는 시범가동 시스템을 연내 가동한다. 이와 함께 주요 오류 사례 등 실무 사례를 반영해 ‘XBRL 재무제표 작성 가이드’를 지속 제·개정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