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변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성수1구역)'의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강 조망권과 초고층이 결합한 랜드마크 사업지인데다 총 사업비도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성수1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성수 1구역 조합은 이달 중 입찰공고를 내고 11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수 1구역은 성수전략정비구역 중 가장 큰 연면적 19만4398㎡에 최고 65층, 3014가구의 주거 단지 조성이 계획돼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입지가 뛰어난 데다 고층으로 추진돼 사업성도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강을 접하고 있는 데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성수역 더블역세권이고 성수대교·영동대교를 건너면 강남과 바로 연결된다.
매력적인 사업지인 만큼 건설사들의 수주 의지도 강할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에 대안 설계 등 추가 아이디어 제안 금지, 개발이익 극대화 사업조건 제시 불가능과 같은 입찰 지침 재검토를 요청하는 등 일찌감치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성수 1구역의 밑그림을 공개한 곳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초고층 시공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초고층 빌딩과 도심형 복합개발에 특화된 미국 SMDP를 설계 파트너로 선정했다.
SMDP는 국내에서 나인원 한남과 래미안 원배일리, 부산 위브 더 제니스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성수동에 있는 206m 높이의 주상복합단지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도 설계했다. 구조 설계는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UAE 두바이 에미리트 타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메르데카 118 등의 초고층 프로젝트 경험이 있는 LERA와 함께 한다. LERA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여의도 파크원의 구조 설계도 맡았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다양한 초고층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세계적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성수1구역이 요구하는 초고층 설계를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게 추진할 준비를 마쳤다"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성과 혁신성을 겸비한 설계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남산 타워와 목동 하이페리온(256m)을 비롯해 전경련회관(245m), 부산 국제금융센터(289m), 부산 이진베이시티(245m), 힐스테이트 송도더스카이(200m) 등의 초고층 건축물을 준공한 바 있다.
GS건설은 차별화된 디자인을 무기로 내세웠다. GS건설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립한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와 손을 잡았다.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는 독일 베를린 신박물관 복원프로젝트와 시몬 갤러리, 중국 상하이 웨스트번드 미술관 프로젝트에 참여한 세계적인 건축 설계 사무소다. 이번 협업을 통해 성수1구역을 건축적 완성도와 도시 상징성을 갖춘 미래형 주거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GS건설의 생각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아파트에 세계적인 디자인 역량을 도입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성수1구역을 도시의 랜드마크로 탈바꿈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초고층 주거시설의 차별화된 설계와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ARUP(에이럽)과 초고층 기술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메테오시뮬레이션과 AI를 활용한 화재 안전 기술도 확보했다. 하나은행과 성수1구역 사업 지원을 위한 금융협약도 체결했다. 한은행은 사업비·추가 이주비 대출 등을 맡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수주전과 마찬가지로 디벨로퍼 전략을 구상 중이다.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운영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미래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