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0.5%↑…석유화학 등 경기회복에 생산량 증가
2030 NDC 달성하려면 매년 3.6% 줄여야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6억9000만여 톤 규모로 잠정 집계됐다. 배출량은 2010년 이후 최저 규모지만,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 달성까지는 2억여 톤을 더 감축해야 하는 수준이다.
20일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파리협정에 따른 2006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지침 기준 2024년도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은 6억9158만 톤으로 1년 전보다 1419만 톤(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출량은 2010년(6억8980톤)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확정치보다 1년여 앞서 잠정배출량을 추산해 2020년부터 매년 공개하고 있다. 2024년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확정치는 내년 하반기 공개 예정이다.
이번 2024년도 잠정배출량은 2006 IPCC 지침과 2030 NDC 이행 점검을 위한 1996 IPCC 지침을 적용해 병행 산정했다. 1996 IPCC 지침으로 잠정배출량을 산정한 결과 1년 전보다 963만 톤 감소한 6억3897만 톤으로 분석됐다. 2030 NDC 기준연도인 2018년도 확정배출량과 비교하면 9389만 톤이 감소했다. 2030 NDC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 2억200만 톤을 감축해야 한다. 이는 남은 기간 매해 3.6% 이상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수준이다. 여기에는 7500만 톤의 흡수 및 제거(국제 감축, 탄소 포집·저장·활용)를 통한 감축 노력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3년 수립된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른 연도별 감축 목표가 2030년에 가까워질수록 급격히 강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부문별 탈탄소 전환 노력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는 셈이다.
2006 IPCC 지침 기준으로 부문별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전환 부문 배출량은 2억1834만 톤으로, 전기 사용량이 1년 전보다 1.3% 증가했음에도 같은 기간 5.4% 감소했다. 이는 석탄 발전량이 9.6% 줄고 재생에너지와 원전 발전량이 각각 8.6%, 4.6% 증가한 영향이다.
산업 부문 배출량은 2억8590만 톤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산업 부문 배출량은 일부 업종 경기회복으로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온실가스 원단위(배출량/생산량) 개선 부진 등이 더해지며 배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석유화학 업종은 기초유분 생산량이 전년 대비 6.3% 증가하면서 배출량이 4.4% 증가했다. 정유 업종은 석유제품 생산량이 전년 대비 2.4% 증가하고 배출량은 6.1% 증가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 정도를 의미하는 온실가스 원단위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과 시멘트 업종은 생산량 감소 등으로 배출량이 감소했다. 철강 업종은 조강 생산량이 1년 전보다 4.8% 감소한 영향으로 배출량도 0.1% 감소했다. 시멘트 업종은 생산량과 배출량이 각각 9.3%, 9.0% 줄었고 두 업종 모두 온실가스 원단위 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은 공정에서 사용되는 불화가스 감축시설 운영 확대 등으로 배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이산화탄소의 100~1만 배 이상 온난화 효과가 있는 냉장·냉방기기용 냉매가스, 발포제 등으로 주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정부는 2024년 7월 수소불화탄소 저감을 우해 단계별 전환 계획을 발표했지만 기기에 주입된 이후 최소 2년에서 20년까지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수소불화탄소 특성상 배출량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건물 부문 배출량은 4359만 톤으로 평균기온 상승과 난방도일 감소로 도시가스 소비가 2.5% 줄며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난방도일은 일평균기온과 난방 기준온도의 차이를 누적한 값을 의미한다.
수송 부문은 9746만 톤으로 경유 차는 4.2% 감소했지만 무공해차 보급 둔화, 휘발유 사용 차량 증가로 전년 대비 0.4% 감소에 그쳤다.
농축수산 부문 배출량은 2556만 톤으로 벼 재배면적이 1.4% 감소하며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폐기물 부문은 1752만 톤으로 매립량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며 1년 전보다 3.4% 줄었다.
온실가스를 흡수·저장하며 총배출량을 상쇄하는 흡수량은 4016만 톤으로 1.8% 증가했다. 주요 흡수원인 산림 부문에서 산불피해면적(-97.4%) 및 산지전용면적(-10.7%)이 감소한 영향이다.
최민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최근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 추세지만 경기 둔화, 평균기온 상승이라는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며 "2030 NDC 달성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 등 보다 강도 높은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