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내 임기 중엔 미군이 우크라 땅 안 밟아”
영토 할양·서방 안보지원 여부 여전히 변수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거나 미군이 영토에 배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병력 파견을 고려 중”이라며 “미국은 공중 지원을 하는 방식을 논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격 방어를 위해 미군이 직접 배치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미군이 우크라이나 땅을 밟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인 이상, 그것은 확실히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소한 그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 전에는 미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주둔할 일은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또한, 그는 종전 협상 성공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거나 2014년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된 크림반도를 되찾겠다는 열망은 접어야 할 것”이라며 “두 가지 계획은 모두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만나 평화 협상을 하는 방법도 모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려면 푸틴 대통령이 잘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어느 정도의 유연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될 영토 분할 문제에 있어 우크라이나 측의 양보가 불가피할 것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주요 협상 조건으로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양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전쟁 지속인지 종전인지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선택이 명확해질 것”이라며 “그가 합의를 원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평화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처럼 성공적으로 끝날지는 미지수다. 유럽 정상들은 러시아에 더 영토를 내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밝힌 상태다.
전날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렸던 다자회담에 참석한 유럽 정상 중 한 명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돈바스를 요구하는 것은 미국에 플로리다를 내놓으라는 의미”라며 반대의 뜻을 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으로서도 영토를 지금보다 더 러시아에 주는 것은 정치적으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영토 할양과 관련해 무조건 거부하겠다 밝힌 것은 아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재차 밝힌 상태다.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전후 안보지원 방식도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의 요구대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나토 조약 5조를 우크라이나에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토 조약 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나토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대응하는 집단방위 원칙을 담고 있다. 이 원칙을 우크라이나에 적용할 경우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나토 회원국 지위를 받은 셈이라며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