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배당 강화, 밸류업 속도전
실행력으로 기관·개인 투자 신뢰 동반 상승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공) 전략에 국민연금이 화답했다. 금융지주 가운데 투자 비중을 늘린 곳은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다. 진 회장의 주주환원 전략이 시장의 신뢰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신호다. 이러한 '큰 손'의 움직임은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다. 1년간 신한금융 주가를 40% 넘게 끌어올린 힘이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초 신한금융 주식 93만2081주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전월(9.11%) 대비 0.19%포인트(p) 상승한 9.30%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8.26%였던 지분율이 1년 만에 1%p 넘게 뛰며 사실상 10% 보유 한도에 근접한 상태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들은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분율을 줄였다.
이에 신한금융 주가는 지난해 7월 4만7800원선에서 최근 6만7000원까지 뛰어오르며 1년간 40% 넘게 급등했다.
국민연금이 신한금융을 집중 매수한 배경에는 진 회장이 앞세운 주주환원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부터 중장기 밸류업 로드맵을 제시하며 2027년까지 △5000만 주 이상 자사주 소각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 △주주환원율 50% 수준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올해 실적 흐름도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3조2000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 2분기 순이익은 1조6000억 원을 넘어서며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르게 성장한 데다 비용 효율화가 맞물린 결과다.
자본 건전성 관리도 두드러졌다. 신한금융은 2분기 위험가중자산(RWA) 규모를 줄이면서 CET1비율 13%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6월 말 기준 그룹 RWA는 340조595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2%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화 RWA가 4조 원 이상 줄었고, 신규 대출 등으로 1조 원 넘게 늘어난 부분을 상쇄한 결과다. 이에 따라 CET1비율은 13.5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3% 중반대를 달성했다. 안정적 자본 구조와 이익 기반이 기관투자자의 신뢰를 높였다는 평가다.
이 같은 자본 여력을 토대로 신한금융은 주주환원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2분기에는 주당 570원의 현금배당과 8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상반기 65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이미 소각한 데 이어, 하반기 6000억 원과 내년 초 2000억 원을 추가로 소각할 예정이다. 올해에만 총 1조2500억 원 규모 자사주가 줄어들며, 배당까지 합치면 연간 환원 규모는 2조3600억 원에 달한다. 밸류업 초기보다 커진 자본 여력이 빠른 환원 속도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실행력을 입증한 만큼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까지 신뢰를 넓혀가고 있다”며 “구체적인 환원 규모와 시점을 제시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고 장기 투자 수요와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