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 유한양행의 렉라자 등에 이어 국산 신약들이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글로벌 격전지인 미국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HK이노엔의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은 미국에서 성공적인 3상 임상시험 주요 결과(톱 라인)를 도출했다. 임상은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가 미란성 식도염(EE) 치료 후 유지요법을 평가하기 위해 실시했다. 케이캡은 1차 평가 지표인 24주간 치료 효과 유지율(관해 유지율)이 모든 용량군에서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인 란소프라졸 대비 우월했다.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4분기 중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적응증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신청(NDA)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3상 연구 결과는 주요 학술지 및 글로벌 소화기 학회에서 소개할 계획이다.
케이캡은 국산신약 30호로 2019년 한국에 출시된 HK이노엔의 대표적인 효자 품목이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케이캡의 처방실적은 누적 8101억 원으로 파악됐다. 또한 국내를 비롯해 54개국과 기술수출 또는 완제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17개국에 출시돼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 역시 연중 국내 출시와 함께 향후 FDA 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어나프라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된 국산 신약 38호다. 이달 10일 비보존제약은 출시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본격적인 국내 마케팅에 나섰다.
어나프라는 과거 2018년 이미 FDA로부터 신속심사(Fast Track) 지정을 받아 유용성과 기술력을 한 차례 입증한 바 있다. 하지만 팬데믹 등의 이슈로 임상 및 허가신청 추진이 더뎠다. 국내외 의료 현장에서는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의존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으며, 중독 및 부작용 위험이 낮은 대체재를 찾는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국산 기술을 탑재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도 곧 미국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MSD(미국 머크)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을 개발하면서 알테오젠의 약물 플랫폼인 ALT-B4를 적용했다. 이는 정맥주사(IV)를 SC로 전환하는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제 전환 플랫폼으로, 알테오젠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키트루다SC는 현재 FDA에서 허가 심사를 받고 있으며, 올해 9월 중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키트루다SC가 상업화하면 알테오젠은 계약에 따라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단계별로 수령하게 된다. 또한 키트루다SC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한편, 앞서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진출한 국산 신약들은 쟁쟁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는 이번 2분기 기준 미국 매출이 처음으로 1억 달러(1384억 원)를 돌파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지난해 미국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의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FDA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5월에는 일본에서도 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