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사업자·IMA로 하반기 시장 더 커져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대로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증권사 발행어음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 투자자들이 더 나은 수익률을 찾는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발행어음을 판매하는 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KB증권 4곳의 발행어음 잔액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44조3887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말(39조4929억 원)보다 12.4%(4조8900억 원) 늘었다.
증권사 발행어음이 정기예금 등 다른 금융상품 대비 아직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면서 머니 무브를 촉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적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05~2.55% 수준이다. 증권사 네 곳의 1년 기준 원화 발행어음 수익률은 2.70~2.90%다. 외화 발행어음을 합치면 최고 수익률이 4.80%에 이른다 . 기준금리(2.50%)보다도 2%포인트(p)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해 만기 내 약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원금과 이자 지급은 전적으로 증권사의 신용도에 의존한다. 조달된 자금은 기업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등 비교적 위험자산에 투자된다. 다만 대형 증권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안정성을 확보한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단기 자금 운용에 매력을 느끼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르면 연말부터 발행어음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선택권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까지 발행어음 사업자를 포함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신규 신청을 받고 있다. 새로운 발행어음 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수익률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 새로 발행어음 사업을 신청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 5곳에 이른다.
내년부터는 증권사의 종합투자계좌(IMA) 사업도 본격화되면서 은행 예금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증권사 상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MA는 은행 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약정 수익률이 아닌 실제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상품이라 발행어음과 차별화된다.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IMA 신규 사업자를 신청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고정금리 상품으로 단기 안정성이 장점이라면, IMA는 적극 운용을 통해 초과 수익을 노릴 수 있다"며 "향후 은행 예금을 대체할 수 있는 증권사 상품군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