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생 지사 후손 찾아 건국포장 전달도

이번 주 금요일(15일)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김미 백범김구기념관장 부부의 남다른 애국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김미 관장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으로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다. 이들 부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독립운동가(家)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13일 빙그레공익재단과 김구재단을 운영 중인 빙그레는 광복 80년을 맞아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80년 간 기술적 한계로 전할 수 없었던 광복의 소리를 후손들이 들을 수 있도록 광복 당시 실제로 울려 퍼졌던 만세 함성을 재현해 잊혀져가던 광복의 의미를 일깨우고 독립운동가의 희생을 기리자는 취지다.
빙그레는 독립유공자 및 후손에 대한 존경과 사회적 관심을 위해 2019년부터 매해 캠페인 영상을 제작 방영하고 있다. 2023년에는 학생 독립운동가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을, 2024년에는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의 마지막 사진을 죄수복에서 한복을 입혀 복원한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을 시행했다.
빙그레의 이같은 행보는 오너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김호연 빙그레 현 회장의 부인인 김미 백범김구기념관장은 김구 선생의 차남 김신 장군(6대 공군참모총장)의 막내딸이다. 김 관장 가문은 국내 독립운동사의 상징적 존재다. 김 관장은 김구 선생을 할아버지로, 안중근 의사의 조카인 안미생 지사를 큰어머니로 뒀다. 아버지인 김신 장군은 교통부 장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했다.
김미 관장과 김호연 회장은 5년 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김 관장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자 기업 총수의 부인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음에도 물 밑에서 조용히 의미있는 활동을 이어갔다.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가 된 김 회장 역시 이러한 인연으로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힘쓰고 있다.
2011년 빙그레가 출연해 설립된 빙그레공익재단은 2018년부터 국가보훈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장학사업은 김 회장의 독립유공자에 대한 오랜 관심에서 비롯됐다. 그는 1993년 사재를 출연해 김구재단을 설립하는가 하면, 후손 없이 서거한 이봉창 의사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를 재건해 회장을 역임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로부터 보훈문화상을 수여받았다.

이들 부부는 독립유공자 안미생 지사의 후손을 찾아 건국포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안미생 지사는 김구 선생 맏며느리이자 안중근 의사의 조카로,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서와 한국독립당 당원 등의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독립유공자로 추서됐다. 후손 행방을 알 수 없어 건국포장 전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부부는 오랜 노력을 기울여 미국 뉴욕에서 안 지사 후손의 행방을 찾아냈다. 2024년 2월 훈장을 전달받은 김효자 여사는 백범김구기념관에 건국포장을 기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올해 진행한 독립운동 캠페인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광복 당시의 함성을 구현해 독립운동가분들의 희생을 기리고 오늘의 우리에게 광복의 의미를 되새길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했다”면서 “광복의 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느끼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캠페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