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영업이익 증가에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급락한 실리콘투가 반등하지 못하고 내려앉으면서 5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K-뷰티에 대한 과잉 기대감 우려에 최대주주 지분 매각 계획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리콘투는 전일 대비 2.67% 하락한 4만1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11일 실적발후 18.11% 급락한 여파를 해소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날에도 실리콘투는 2.40% 내린 4만2750원에 마감했다. 실리콘투는 2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한 2653억 원, 영업이익이 34% 증가한 52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뤘지만 증권가의 실적전망평균치(컨센서스)인 매출액 2728억 원, 영업이익 575억 원을 밑돌면서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K-뷰티에 대한 기대치가 과도했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실적 개선세가 분명하지만, 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추가됐다. 대부분 3분기에 성수기 효과와 재고 확충 사이클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성장 포인트는 하반기 성수기 진입에 따른 리테일 채널의 선제적 재고 사입”이라고 분석했다. 북미는 관세 이슈 해소에 따라 재고 선적이 재고되고, 중동 역시 점진적 회복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할로윈 등 주요 글로벌 프로모션에 대비한 선출하 물량이 집중되면서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출하량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분기에 증가했던 운반비 부담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운반비 증가와 관련해 “중동은 공급 부족으로 항공 운송 비율이 100%에 근접했고, 미국도 일부 수요 급증으로 항공 물량이 증가한데 기인한다”며 “3분기 운반비는 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통관 이슈 역시 7월부터 정상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권 연구원은 “실리콘투가 유럽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 중인 점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운반비, 마케팅 관련 비용 증가 여파를 완전히 털어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승은 연구원은 “인력 확충에 따른 급여 68억 원 증가, 스타일코리안 10주년 행사, 인플루언서 마케팅 강화 등이 비용 상승 요인”이라며 “비용 구조 확대를 감안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는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상반기 들어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는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지분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54만여 주를 매도했다. 8월 25일~9월 23일 사이 2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블록딜 또는 장내매도로 추가 처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