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경제외교 적극 나서
국가주석 만나고 동분서주…민간 외교관 활약

‘기회의 땅’으로 부상한 베트남과 한국 양국 협력에서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핵심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단순한 생산기지 이상의 가능성을 보고 연구개발(R&D)센터와 탄소섬유 공장을 현지에서 운영하는 등 20년 가까이 투자를 이어 온 조 부회장 결정이 빛을 발한다는 평가다.
12일 HS효성에 따르면 연세대학교는 전일 또럼 베트남 공산당 중앙집행위원회 서기장에게 명예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또럼 서기장은 베트남 서열 1위다. 또럼 서기장이 명예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게 된 배경에는 연세대 교육학과 90학번 동문인 조 부회장의 추천서가 큰 역할을 했다.
조 부회장은 한국-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의장 등으로 활약하며, 오랜 기간 베트남과의 경제 협력에 크게 기여해왔다.
조 부회장은 7월 베트남 하이퐁에서 열린 ABAC 3차 회의를 주재하며, 25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인과 전문가와 함께 경제 통합, 디지털·인공지능(AI), 기후 대책 등의 주요 안건을 논의했다.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공식 면담을 통해 'APEC CEO 서밋' 기조연설 참여 요청도 전했다. 초청장 전달과 함께 경제 교류 확대를 논의했다.
조 부회장은 하이퐁에서 베트남 당국의 다양한 채널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또럼 서기장 방한 얘기를 들었다. 조 부회장은 모교인 연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 수여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총장과의 인연도 십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또럼 서기장의 베트남 경제 개방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기여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며, 연세대 측에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추천했다. 조 부회장은 직접 작성한 추천서를 통해 “또럼 서기장께서 보여주신 일관된 정치적 안정성과 개혁, 개방 정책은 베트남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허브로 도약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20년 넘는 투자에 따른 신뢰를 바탕으로 교육, 정치, 외교가 맞물린 민간 외교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은 베트남 최대 투자국 중 하나다. HS효성은 2007년 첫 생산 기지를 가동한 이후, 동나이·꽝남·바리아붕따우 등지에 약 42억 달러를 투자하며 1만 명 이상을 고용했다. 사업장은 1개에서 8개로 늘었고, R&D센터와 탄소섬유 생산 시설을 현지에서 운영 중이다. 탄소섬유는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한 전략 소재로, HS효성은 이를 기반으로 현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이번 명예박사 학위 수여는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를 넘어, 조 부회장이 축적한 실질적 경제 외교 활동과 민간 외교의 모범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부회장은 “한-베 양국의 협력이 더욱 심화되고, 교육과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