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강한 매수세를 보이던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5월 이후 급격히 둔화됐다. 7월 들어 소폭 회복했지만 여전히 예년 대비 저조한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1~4월 월평균 38억 달러를 순매수했으나, 5월 -12억9000만 달러, 6월 -3억900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순매도 전환했다. 7월(4억8000만 달러, 29일 기준)에는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규모는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보유 해외주식 중 미국 비중은 93.0%에 달했다.
5월 이후 매수세가 위축된 배경에는 고관세 우려로 주요국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국내 증시 수익률이 미국 등 해외를 웃돌고, 원화 강세까지 겹친 영향이 컸다. 코스피와 원화 환산 S&P500 수익률 간 차이는 6월 1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수익률 측면에서 개인투자자의 보유 상위 50개 종목 수익률은 5월 16.6%를 기록한 뒤 6월 5.0%, 7월 4.2%로 둔화됐다.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 빅테크와 레버리지 ETF 비중이 높아 변동성 확대가 두드러졌다.
투자 특징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 확대, 빅테크 매수세 둔화, 미국 상장 한국 3배 레버리지 ETF 투자 급증이 꼽혔다. 특히 미국 ‘GENIUS 법안’ 통과를 계기로 6~7월 스테이블코인 관련 종목 순매수 비중이 30% 안팎까지 확대됐다.
반면, 빅테크 투자 비중은 1~4월 41%에서 7월 9%로 급감했다. 고밸류에이션 부담에 최근 주가 반등에도 추격 매수가 제한된 영향이다. AI주와 중국 기술주 투자 역시 6월 이후 축소됐다.
국내 증시 강세에 따라 미국 상장 한국 3배 레버리지 ETF가 상위 순매수 종목에 포함되는 등 우회 투자가 늘었다. 국내에서는 동일 상품이 상장 금지돼 있어 해외 ETF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가 활발했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양호한 기업실적 및 연준 금리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관세의 실물경제 영향에 대한 우려 등으로 당분간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세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의 구조적 강점인 낮은 규제수준과 다양한 금융상품의 존재 및 AI 등 신성장 기업의 포진 등이 기본적인 해외투자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해외투자가 다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