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태국 해외 생산 거점 마련
저가 전략으로 글로벌 생태계 교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과열된 내수 시장과 해외의 고관세 장벽을 피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저가 전략을 앞세운 수출 확대와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기존 시장 생태계 교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KOTRA(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판매량은 1797만 대로 시장점유율이 65.2%에 달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80.6%를 기록하며 압도적 지배력을 보였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내 과도한 저가 경쟁으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 자동차 산업의 평균 이윤율은 3.9%에 불과하며, 손익분기점(연간 40만 대 이상 판매)을 넘어선 브랜드는 BYD 등 4곳에 그쳤다. 중국 업체들은 과잉생산 문제 해결을 위해 수출 물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중국은 지난해 자동차 수출이 500만 대를 넘어서며 일본(421만7000대)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해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BYD, MG, 체리, CATL 등 중국 주요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은 멕시코, 브라질, 태국, 독일 등지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거나 추진 중이다. 특히 멕시코와 태국이 전략적 해외 진출 거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 자동차의 저가 공세는 해외 자동차 시장 생태계 교란 우려를 높이고 있다. 올해 1분기 태국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80%에 이르렀고,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 우링 브랜드의 점유율이 60%를 돌파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저가 전략이 현지 자동차 산업 기반을 붕괴시킬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전략에 맞서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섰고, 기아는 하이브리드 및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중국산 배터리와의 차별화를 위해 고에너지밀도 및 장수명 배터리 기술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온시스템과 만도 등 부품업체들도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가격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기술적 우위와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며 “고급화 및 현지화 전략, 그리고 부품 및 장비산업의 글로벌화가 핵심 대응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