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 글로벌 성과 등 이뤄내야
한화생명이 약 5년 7개월 만에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한화생명은 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권혁웅 부회장과 이경근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기존 여승주 부회장 체제에 변화를 줘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전략과 실행의 균형을 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부회장은 한화오션, 한화에너지 등 그룹 주력 계열사에서 경영 구조 개편을 주도해온 ‘전략통’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한화생명 기획실장과 보험부문장 등을 거친 보험업 전문가로 최근까지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를 맡아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 1위 체계를 구축한 ‘실무형 리더’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공동 명의의 CEO 레터를 통해 “보험을 넘어 고객 생애 전반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솔루션 파트너’로 성장하자”고 당부했다. 핵심 성장동력으로는 '인공지능(AI) 경쟁력 제고'를 꼽으며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과 혁신을 통해 미래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톱 티어’와의 파트너십 확대, AI 기술 및 디지털 역량 고도화 등 기술 기반 혁신으로 기존 보험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차별화된 상품과 경험을 제공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권 부회장과 이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지급여력비율(K-ICSㆍ킥스)은 1분기 기준 154.1%로 금융당국 권고치(150%)에 근접해 있다. 한화생명은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보완자본을 확충해 연말까지 17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이 커지면서 배당 여력도 위축돼 배당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보험 본업의 수익성 개선도 필요하다. 한화생명의 1분기 보험손익은 10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지만 지난해 일회성 요인으로 반영된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 효과를 제외하면 수익 증가 폭은 제한적이다. 같은 기간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잔액은 8조8657억 원으로 IFRS17 도입 이후 처음으로 9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 사장이 이끌어온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수익성 자립도 지속적인 관찰 대상이다. 계열사 의존도 완화와 기업공개(IPO) 추진 여부도 경영 과제로 거론된다.
글로벌 전략의 실효성도 시험대에 올랐다. 한화생명은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증권시장과 인도네시아 은행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도약 기반을 다졌다. 이를 진두지휘 중인 김동원 사장(최고글로벌책임자)과 합을 맞춰 가시적인 성과 창출도 해야 한다. AI 기반 디지털 전환도 수익화로 연결해야 한다.
한편 권 부회장과 이 사장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1800여 명의 본사 임직원과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