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M'의 실제 모델, MI5 첫 여성 국장 스텔라 리밍턴 별세

입력 2025-08-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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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첩보전 선도한 여성
MI5 비밀주의 일부 걷어내
첩보 소설가로도 인기

▲스텔라 리밍턴이 '브리티시 북 어워즈 2004' 행사에 참석한 모습
 (런던/AFP연합뉴스)
▲스텔라 리밍턴이 '브리티시 북 어워즈 2004' 행사에 참석한 모습 (런던/AFP연합뉴스)

영국 국내 부문 정보기관인 보안국(MI5)의 첫 여성 국장이자 성공적인 첩보 소설 작가로 활동한 스텔라 리밍턴이 90세의 나이로 4일(현지시간) 별세했다.

ABC방송에 따르면 리밍턴의 가족은 이날 "사랑하는 가족과 반려견들의 곁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그가 사랑한 삶을 굳건히 지켜냈다”고 전했다.

MI5의 현 국장 켄 맥컬럼은 “세계 최초로 정보기관의 공식 여성 수장이 된 스텔라 여사는 오랜 장벽을 허물었고, 리더십의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었다”고 추모했다.

1935년 런던에서 태어난 리밍턴은 에든버러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기록보관소 직원으로 일했다. 1960년대 중반 외교관이던 남편과 함께 인도 뉴델리에 거주하던 중 MI5 뉴델리 사무소에서 타이피스트 겸 사무보조로 일하며 정보기관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후 1969년 영국으로 돌아온 후 MI5에 정식으로 입사해, 남성에게만 허용되던 요원 채용·관리 업무 등 권위적인 부서를 포함해 MI5의 모든 작전 부서에서 근무하며 계급을 차근차근 올려갔다.

냉전 시절 소련 스파이 색출, 북아일랜드 무장단체 침투, 그리고 논란이 되었던 좌파 활동가·노동조합 지도자·'전복 세력' 감시에 이르기까지 MI5의 주요 작전에 참여했다.

리밍턴 2001년 한 인터뷰에서는 “냉전 시절 국내 감시에 있어 다소 지나치게 열성적이었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1992년 MI5 국장에 임명돼 처음으로 실명이 공개된 MI5 수장이기도 했다. 재임 기간 동안 MI5는 그간의 극단적인 비밀주의를 일부 걷어냈다.

첩보 영화 '007' 시리즈 골든아이에서 배우 주디 덴치가 맡아 제임스 본드에게 임무를 지시하고 보고받는 해외 정보 부문 비밀정보국(MI6) 국장 'M'을 맡았는데, 제작진은 리밍턴의 MI5 수장 임명이 캐스팅에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MI5에서 은퇴한 뒤에는 1996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서훈을 받아 '경(Sir)'의 여성형에 해당하는 '데임(Dame)' 칭호를 받았다.

리밍턴은 은퇴 이후에는 작가로서 정부의 불만을 샀던 회고록 '오픈 시크릿(Open Secret)'과 MI5 여성 요원 리즈 칼라일을 주인공으로 한 첩보 스릴러 시리즈를 출간했다.

2022년 발표한 '악마의 거래(The Devil’s Bargain)'에서는 CIA 여성 요원 매넌 타일러라는 새로운 주인공을 선보였다.

리밍턴 이후 MI5에는 여성 수장들이 이어졌다. 엘리자 매닝햄-불러는 2002~2007년 MI5 국장을 지냈고, 앤 키스트-버틀러는 2023년 정보통신본부(GCHQ) 최초 여성 수장이 됐다. 올해 6월에는 블레이즈 메트러웰리가 MI6 최초의 여성 수장으로 지명됐다.

리밍턴은 1980년대 남편 존 리밍턴과 별거했으나, 2020년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다시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남편을 포함해 두 딸, 다섯 명의 손주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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