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준비해온 전략 바탕으로 대응 나설 것"
경동, 수출 중 북미가 60%…귀뚜라미도 북미 신경
"무관세였던 것 비해선 악화 사실…내용 더 살필 것"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 우리나라 제품들에 기본적으로 15%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매출 중 수출 비중이 높은 농기계 업계와 보일러 업계는 일단은 안도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추후 세부 사항 등을 고려해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 조건을 따져보고, 준비해 온 전략을 바탕으로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농기계 업계의 양대산맥인 대동과 TYM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상당한 수준이다. 대동의 2025년 1분기 기준 총 매출액은 3868억 원이며, 북미 지역의 수출액은 2150억 원으로 전체의 약 55%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 법인과 캐나다 법인의 매출을 합친 금액이지만 미국 시장의 비율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TYM의 2025년 1분기 기준 매출액은 2257억 원이며, 북미 시장에서의 매출액은 1359억 원으로 전체의 60.2% 가량이다.

2024년 기준의 경우에도 대동의 지난해 매출 1조 4156억 원 중 북미 지역의 매출은 7522억 원으로 전체의 53%를 차지한 바 있다. TYM은 2024년 기준 매출액 약 7888억 원 중 북미 지역의 수출액은 4425억 원 가량으로 비중은 56.1%였다. 두 회사 모두 수출액 중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봤을 경우에는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관세 협상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최악은 면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추후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분위기가 읽힌다. 대동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해놨고, 관세가 15% 정도로 합의된 것은 그래도 저희가 경쟁을 해볼만한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동 관계자는 이어 "저희는 매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북미 시장에서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을 한차례 진행하는데, 최근 5% 정도를 반영했다. 추후 관세 인상에 따른 경쟁사들의 전략 등을 파악한 후 준비해온 시나리오를 어떻게 추진할 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대동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공략에 힘써온 유럽 시장 및 우크라이나·튀르키예 등 신 시장들에 대한 전략도 계속해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매 금융 서비스, 7년 무상 보증 정책 등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TYM 관계자는 "미국의 15% 관세 부과에 따라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고, 단기·중장기 대응 전략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가격 인상은 최대한 억제하는 방향을 유지하되 환율 변동이나 원가 상승, 수요 탄력성 등을 고려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가격 정책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에서 맞춤형 프로모션 등 구조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며 환경 변화에 대응해 공급 안정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일러 업계에게도 북미 시장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경동나비엔은 해외 매출 비중이 70%를 상회하고, 그 중 북미 지역의 매출이 60%이상이다. 귀뚜라미의 경우 현재 해외 매출은 약 10%대로 경동나비엔과 비교했을 때는 낮은 수준이지만,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한 전략을 세우는 등 해외 시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전사 휴가 기간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기존 트럼프가 관세 25% 일괄 부과를 공언했었고 이번 협상 타결이 15%로 되면서 예상보다는 나아졌지만, 무관세였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발표상으로는 글로벌 보일러 시장에서 경쟁하는 EU 기업들, 온수기 시장의 강력한 경쟁국인 일본과 같은 조건인 것으로 보이는데, 자세한 내용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