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보다 무서운 ‘원산지 규정’…車 공급망, 美 협상의 핵심 변수로

입력 2025-07-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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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관세인하’ 주요 쟁점
USMCA, 車 역내생산비율 75% 이상 요구
이미 전기차 ‘원산지 규정’ 강화
까다로운 ‘공급망 규정’ 장기 구조적 도전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국기와 트럭·항구·공장 등 물류 아이콘이 그려진 일러스트는 미국 USMCA 및 원산지 규정 강화에 따른 북미 자동차 부품 교역과 공급망 변화를 보여준다. (출처=오픈AI 달리)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국기와 트럭·항구·공장 등 물류 아이콘이 그려진 일러스트는 미국 USMCA 및 원산지 규정 강화에 따른 북미 자동차 부품 교역과 공급망 변화를 보여준다. (출처=오픈AI 달리)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지만 업계에서는 실제로는 ‘원산지 규정 강화’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상호 관세 인하가 협상의 주요 쟁점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산지 규정이 가격 경쟁력 유지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관세율 자체보다도 미국 시장에서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한 공급망 충족 여부가 앞으로의 생존 전략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통해 자동차에 대한 무관세 혜택 조건으로 ‘역내 생산 비율 75%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이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62.5%에서 크게 상향된 수치다.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경우 캐나다·멕시코에서 생산·가공된 부품 가치가 최소 75만 원 이상이어야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USMCA는 단순히 역내 생산 비율 조건뿐 아니라 자동차 구성품의 40%를 시간당 임금 16달러 이상의 지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노동가치비율(LVC)과 철강·알루미늄의 70%를 북미 지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추가 조건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부문에서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배터리 원재료를 미국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일정 비율 이상 채굴·가공하도록 요구하는 등 원산지 규정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원산지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멕시코와 미국에 현지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지만 배터리 셀, 핵심 소재, 구동모터 등 주요 부품은 여전히 한국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단순히 현지에서 조립하더라도 주요 부품의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관세 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현지 생산 차량에 대한 현지 부품 조달률은 48.6%에 그치고 있다. 테슬라(68.9%), 혼다(62.3%), 도요타(53.7%)에 비해 낮은 수치다. 현대차는 현재 200여 종의 부품에 대한 최적의 조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단기적으로 부품 소싱 변경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략적인 부품 현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호관세 이후 한미 FTA 재개정 가능성도 리스크다. 특히 한미 FTA의 원산지 인정 기준은 35%로 미국이 체결한 다른 무역협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2017년 한미 FTA 재협상 당시 한국산 픽업트럭의 25% 관세 부과 연장과 미국산 자동차 규제 완화를 요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미국 내 소재·부품 공급 확대와 현지 투자 계획 등을 중심으로 설득 논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관세 인하뿐 아니라 공급망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논의가 정부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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