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운용수익의 질(質)'을 평가하기로 했다. 전반적으로 운용 성과 항목의 배점을 높이면서 투자 대상의 기업가치 제고 성과를 중요하게 볼 계획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2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모벤처투자실은 이같은 내용의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통상 국민연금은 3~4월에 선정 기준을 발표하고 6~7월에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하반기에 선정 기준을 발표해 위탁운용사 선정이 예년보다 늦어졌다. 올해 새로 공시한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에서는 운용 성과 배점이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운용 실적과 운용 규모를 평가하는 운용 성과 항목의 배점을 지난해 30점에서 올해 35점으로 높였다. 평가 항목은 청산 실적과 투자 규모, 회수 규모, 회수 비율 등으로 세분화했다. 운용 성과 항목 배점을 높이면서 운용 조직 및 인력에 대한 배점은 16점에서 10점으로 낮췄다.
구술 평가에서도 운용 성과 항목의 배점은 15점에서 30점으로 늘어났다. 운용 성과는 크게 △운용 성과의 우수성 △운용 성과의 적절성 △운용 수익의 질 등을 본다. 청산 및 운용 중인 펀드의 성과, 운용 전략별 원금 손실률 등을 보는 운용 성과의 우수성 항목은 전년과 동일하게 10점을 배정했다. 과거 운용 성과가 운용사가 제안한 투자 전략·운용 인력과 상관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보는 운용 성과의 적절성 항목을 5점에서 10점으로 늘렸다.
이번 선정 기준에 신설된 운용 성과의 질적 항목은 10점을 차지한다. 운용 성과의 질은 투자대상의 질적·양적 기업가치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건전한 자본구조, 지배구조의 신뢰성 등이다. 사실상 투자대상 기업의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렸는지 살펴본다는 얘기다. 구술평가에서 운용 인력 배점은 20점에서 10점으로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운용 인력의 전문성과 운용 인력에 대한 보상체계를 각 10점으로 정했는데, 올해는 각 5점으로 줄었다.
앞서 국민연금은 올해 2월 국정감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하며 "인수 후 과도한 구조조정 또는 가맹 계약 부당해지 등 반노동·비윤리적 경영 활동을 영위하는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겠다"며 "위탁운용사 선정 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 기준의 적용을 강화하면서 이를 평가에 반드시 포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의 국내 사모투자 선정 기준이 발표되면서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조만간 위탁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4월 15일에 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같은달 26일에 선정 공고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