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보툴리눔 톡신 후발 주자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과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과 달리, 기회가 열려 있는 거대 신흥 시장에서 국산 제품들의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톡신 시장은 애브비와 멀츠 등 다국적 기업을 제외하곤 휴젤,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 국내 기업이 점유율을 대부분 차지한 ‘빅3’ 기업으로 꼽힌다. 이들을 포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획득한 제품을 보유 중인 기업은 총 20곳에 달해 미용 의료 시장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녹록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종근당과 CG녹십자는 자회사를 통해 톡신 제품을 내놓고 해외 판로를 탐색하기에 나섰다. 인구 증가세와 미용 의료 수요의 상승세가 뚜렷한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이 주요 목표 지점이다.
종근당바이오는 이달 22일 국내에 보툴리눔 톡신 ‘티엠버스주’를 출시했다. 티엠버스주는 유럽에 있는 연구기관으로부터 독점 분양받은 균주를 기반으로 개발한 제품으로, 사람혈청알부민(HSA) 대신 비동물성 부형제를 사용해 혈액 유래 병원체의 감염 우려를 차단했다.
종근당바이오는 비동물성 공정을 도입해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는 세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할랄제품보증청(BPJPH)으로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인증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중동,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권 국가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GC녹십자웰빙은 올해 2월 인수한 이니바이오 통해 보툴리눔 톡신 ‘이니보주’를 확보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달 22일 페루 의약품관리국(DIGEMID)으로부터 이니보주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올해 3월 태국에서 첫 해외 허가를 획득한 이후 4개월 만의 성과다. 태국에서는 지난달 심포지엄과 함께 첫 출시를 성사한 바 있다.
이니바이오는 현재 중국과 브라질 등에서도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이니바이오에 대한 신약 허가신청(NDA)을 제출했으며, 2월에는 브라질 위생감시국(ANVISA)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GMP)인증도 획득했다. 향후 GC녹십자웰빙이 지닌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은 현재 한국의 미용 목적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를 약 20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시장이 꾸준히 불어나는 것에 비해 국내 시장은 성장도 정체된 분위기다. 일례로 브라질 시장은 연간 9.7%씩 확대돼 올해 약 2억2800만 달러(314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관측했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한 만큼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영역 확장 노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올해 84억 달러(11조592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연평균 7.7%씩 성장해 2030년에는 121억4000만 달러(16조753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