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국채 물량 확대로 유동성 흡수 수단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국채 수요처
美 이어 韓도 국가별 전략자산 부상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제도권 금융 자산으로 빠르게 편입될 전망이다. 미국의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되며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지위가 명확해졌고, 관련 시장은 제도화 기대감 속에 급격한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단기 국채 중심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유동성 흡수 수단이자 ‘전략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27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2718억 달러(376조원)를 기록했다.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보여준 스테이블코인 시총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내용을 골자로 한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한층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이 2030년까지 3조7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니어스 법안은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1달러=1코인' 비율로 법적으로 인정한 미국 최초의 연방법안이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요건과 담보 기준, 발행자 등록 의무, 이자 지급 제한 등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했다. 단순한 규제를 넘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규정한 첫 사례로, 가상자산 시장의 ‘정책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법안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매월 발행 잔액과 준비자산 구성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준비자산이 현금, 예금, 그리고 만기 93일 이내의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제한됨에 따라 주요 발행사들은 현금성 자산 중 상당 부분을 단기 국채로 편입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재정운용 기조와도 맞물린다. 최근 미국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시행으로 부채 한도를 5조 달러까지 확대했으며, 조달 재원은 장기채보다 단기 국채 중심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유동성 흡수 기능을 해오던 연준의 역레포(RRP) 잔액은 빠르게 줄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자금 흡수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전략자산’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관련 시장은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으며, 특히 알트코인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비트코인이 10.1% 상승한 데 비해, 시가총액 1위와 2위 알트코인인 이더리움과 엑스알피(XRP·리플)은 각각 54.57%, 51.53% 급등했다. 비트코인이 스마트컨트랙트를 지원하지 않는 등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소외된 결과다. 이더리움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발행·활용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네트워크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더리움 자체의 가격 상승 기대도 커진다. 리플은 알트코인 중 최초로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출시하며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관련 종목인 코인베이스와 써클도 강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최근 한 달간 코인베이스 주가는 10.82% 상승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써클은 6월 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단숨에 주가가 29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공모가 31달러였던 써클은 상장 첫날 168%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현재는 다소 조정이 이뤄지며 2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써클과 코인베이스는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종목 2·3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