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지표가 불안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용률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성·연령별 특성을 고려하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률은 63.6%로 전년 동월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고용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난 2021년 3월부터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1월에는 보합을 보이고, 2월부터는 5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세부 지표는 긍정적이지 않다. 최근 고용률 회복은 30·40대 여자 의존도가 높다.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연령대별 여자 고용률은 20대 0.2%p, 30대 2.0%p, 40대 1.4%p, 50대 0.1%, 60세 이상은 0.1%p 올랐다. 전체 여자 고용률은 0.6%p 상승했다. 반면, 남자 고용률은 20대 1.1%p, 30대 0.2%p, 50대는 0.6%p 내렸다. 40대 남자는 4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지난해 6월까지 하락하던 상황을 고려하면 그 수준이 미미하다. 전체 남자 고용률은 0.4%p 하락했다.
남자 고용률 하락의 주된 배경은 제조업·건설업 부진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7월부터 12개월 연속,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5월부터 14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달 기준 두 산업의 남자 취업자 비중은 각각 72.2%, 87.6%다. 제조업·건설업의 남자 취업자는 업황 부진에 따른 고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고, 서비스업으로 이동도 제한적이어서 재취업 여건이 열악하다.
그나마 현재는 30·40대 여자 고용률이 오르면서 남자 고용률 하락이 상쇄되고 있으나, 30·40대 여자에 기댄 지표 회복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30·40대 여자 고용률은 잠재취업자 감소로 추가 상승 여력이 소진되고 있다.
지난달 30대 여자 고용률은 73.1%, 40대 여자 고용률은 68.9%다. 출산·육아에 따른 경력단절이 제한적인 20대 후반(25~29세) 고용률(74.4%)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제조업·건설업 중심의 산업구조, 가정 내 성별 역할분담 등 이유로 여자 인구의 20~30%는 생애 비경제활동인구로 남는다. 이는 시간제·정규직 일자리 보편화로 여자 고용률이 높은 스웨덴 등 북유럽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여자 고용률은 일정 수준에 도달한 후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제조업·건설업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30·40대 여자 고용률 상승에 기인한 ‘착시’도 사라져 추가 고용지표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