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무원' 지우는 이재용 회장… '초격차 삼성' 다시 뛴다 [JY 시대 1000일]

입력 2025-07-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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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사법 리스크에 리더십 공백
기술 리더십ㆍ혁신ㆍ역동성 정체
이 회장, 임원 '사즉생 각오' 질책
내년 이사회 복귀 논의 가능성 커
책임경영ㆍ조직 쇄신 속도 낼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로 회장 취임 1000일을 맞았다. 2022년 10월 27일 공식 취임한 이후 미래 산업 전환과 글로벌 위기 대응에 나섰지만, 사법 리스크와 복합 경제위기라는 이중고 속에서 경영 보폭은 제한적이었다. 경기민감도가 높은 전자 산업 특성상 실적만으로 ‘위기’를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삼성의 상징이었던 ‘초격차’ 기술과 ‘속도전’ 조직문화가 동시에 흔들리며 인공지능(AI) 시대 급속한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 대응하지 못한 점은 뼈아프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올해 상반기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더십 교육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강하게 질책한 후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단순한 위기 인식이 아니라, 조직 전반에 절박함을 불어넣기 위한 리더의 각성이자 미래를 향한 다짐으로 해석됐다.

삼성의 ‘초격차’가 꺾인 분기점은 AI 반도체였다. 글로벌 시장 판도를 뒤바꾼 AI 대전환 시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내줬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도 TSMC의 뒷모습만 쫓아야 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미·중 기술 패권 충돌, 고금리·고환율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도 삼성을 뒤흔들었다.

이 와중에 그룹 총수의 ‘법적 족쇄’는 조직 전체를 관망 모드로 몰아넣었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가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3년 만에 물러났다. 등기이사 선임 직후인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법정구속 되는 등 사법 리스크가 결정적 이유였다. 미등기임원으로 회장직에 오른 이후에도 실질적인 책임경영은 제한적이었다. 하만 이후 대형 인수합병(M&A)가 끊기고, 지배구조 개편 등 전략 과제는 유예됐다.

‘리더십 공백’은 외부보다 내부에 더 깊은 흔적을 남겼다. 대표적인 후유증이 이른바 ‘삼무원’ 현상이다. ‘삼성+공무원’의 합성어인 이 표현은 최근 사내외에서 공공연하게 회자된다. 조직 내 역동성과 혁신성이 떨어지고 임원 진출을 포기한 고참 간부들이 안정만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경고다. 삼성 한 관계자는 “과거 위기 때마다 작동했던 ‘일사불란-속도전’ 문화가 지금은 눈에 띄게 사라졌다”며 “내부에서조차 ‘위기에 싸워 이길 의지가 부족해진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19일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찾아 점검하고 있다. (자료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19일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찾아 점검하고 있다. (자료제공=삼성전자)

이 회장의 ‘사즉생’ 발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삼성 조직 문화의 대수술을 예고한 경고 메시지다. 기술 초격차 복원, 연 매출 500조 원 시대 진입, AI·바이오·전장 등 신사업 가시화 등 굵직한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다시 ‘삼성의 저력’을 가동해야 한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사법 리스크는 해소됐다. 다음 과제는 이사회 복귀를 통한 실질적 리더십 회복이다. 재계에서는 이르면 연내 또는 내년 주총을 계기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논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단순 사내이사가 아닌 ‘대표이사 회장’으로 올라설 경우 책임경영 메시지는 더욱 명확해진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조직 문화와 인적 자본에도 획기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경영의 상당한 성과는 결국 인재에서 나오기 때문에 내부 직원들에게 열정과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이 회장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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